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지난해 9월 압수수색 전 자신이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지인에게 버리라고 시킨 혐의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추가 기소했다. 개인 채무 변제를 위해 회삿돈 38억원을 빼돌린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도 횡령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유 전 본부장을 증거인멸교사죄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9월29일 검찰이 자신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기 직전, 지인 ㄱ씨에게 연락해 자신이 맡겨둔 휴대전화를 부순 뒤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리게 하는 등 증거 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ㄱ씨 또한 증거인멸 혐의로 약식 기소됐다. 유 전 본부장은 검찰 압수수색 직전인 지난해 9월 중순께 새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기존에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ㄱ씨에게 맡겼다.
검찰은 압수수색 당시 유 전 본부장이 던진 휴대전화를 주운 행인 ㄴ씨에 대해선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당시 유 전 본부장은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자 새로 개통한 또 다른 휴대전화를 오피스텔 창문 밖으로 던졌다. 당시 유 전 본부장의 오피스텔 부근에 있던 ㄴ씨는 이 휴대전화를 습득했다가 경찰에 반납했다. 검찰은 ㄴ씨 또한 점유이탈물횡령죄에 해당하나, 유 전 본부장과 연락하거나 공모한 사살이 없고 경찰에 반납한 사정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했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이날 남 변호사에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및 범죄수익은닉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그를 추가 기소했다. 남 변호사는 2019년 8월 개인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천화동인 4호 법인자금 가운데 38억원을 빼돌리고, 범행을 숨기기 위해 돈을 정상적인 회사 비용으로 사용한 것처럼 허위 회계처리하는 등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남 변호사의 채무는 대장동 개발 사업자들과는 무관하다고 검찰은 밝혔다.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 등은 대장동 개발수익 분배 구조를 민간업체에게 유리하게 설계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최소 651억원 이상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각각 지난해 10월과 11월 구속기소된 뒤 재판을 받고 있다.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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