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지난 3월28일 오전 서울 경복궁역 3호선 승강장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장애인 권리예산 반영을 요구하기 위해 출근 시간대 지하철 시위를 시작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시위에는 장혜영 정의당 의원과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자신의 안내견과 함께 참석했다. 김예지 의원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대신해 사과하며 무릎을 꿇기도 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등 장애인단체가 오는 20일까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장애인권리 예산 등 관련법 개정 요구에 대한 답변을 주지 않으면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19일 아침 8시 전장연 등 장애인단체는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제20회 장애인차별철폐의 날 맞이, 윤석열 정부 인수위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위에서 20일까지 그 어떤 검토 의견도 없이 (장애인단체들의) 절실한 요구를 묵살한다면, 20회 420장애인차별철폐의 날 투쟁을 기점으로 오는 21일 목요일 아침7시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과 2호선 시청역 일대에서 ‘제27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지하철 행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장연 등 장애인단체들은 지난달 29일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과 김도식 인수위원을 만나 장애인권리예산 보장 요구안을 설명하고 인수위의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인수위는 지하철 시위를 멈춰줄 것을 요청했고, 전장연 등 장애인단체는 인수위의 요청을 받아들여 다음날인 30일부터 시위를 잠정 중단했다. 대신 인수위의 장애인권리예산에 대한 책임 있는 답변을 촉구하며 지난달 30일부터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삭발식을 매일 진행하고 있다. 18일까지 모두 14번 삭발식이 진행됐다.
이날 전장연 등 장애인단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으로 이동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지난 16일 불행히도 동대입구역에서 지체장애인이 지하철 승강장과 전동차 사이에 다리가 빠져 30분간 빠져나오지 못하는 걸 시민들이 구조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에게 장애인이 지하철 승강장과 전동차 사이에 어떻게 빠지는지 시연하겠다”고 말하며 휠체어 바퀴를 전동차와 승강장 틈에 끼우기도 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이 대표는 장애인들이 휠체어 바퀴를 일부러 끼워 발차를 막았다고 하지만, 이는 막았느냐 안 막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왜 그사이에 휠체어 바퀴가 빠지고 장애인 다리가 빠져서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가의 문제”라며 “이 대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갈라치기 하는 행위를 그만두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장연은 인수위에 △장애인 평생교육 및 특별교통수단(장애인 콜택시) 운영비 국고 지원 △하루 24시간 활동 지원 △탈시설 권리예산 788억원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개정이 필요하다고 꼽은 4대 법안은 장애인권리보장법,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장애인평생교육법, 특수교육법이 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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