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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휠체어 내려와, 지하철 기어서 탑니다…오늘부터 ‘오체투지 투쟁’

등록 2022-05-03 11:43수정 2022-05-03 16:05

전장연 “추경호 후보자 ‘약속 어음’ 발행한 것뿐
국비 지원 예산 범위 등 구체적 답변은 없어
기어서 가는 시간만이라도 허락해 주십시오”
3일부터 지하철 기어서 타는 오체투지 진행
3일 오전 9시30분께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장이 서울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승강장에서 오체투지를 진행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
3일 오전 9시30분께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장이 서울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승강장에서 오체투지를 진행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등 장애인단체들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밝힌 장애인콜택시 등 특별교통수단 국비 지원 약속을 두고 “구체적인 예산 범위를 밝히지 않은 ‘약속 어음’에 불과하다”며 지하철역 승강장에서 기어서 열차에 타는 오체투지를 3일 진행했다.

이날 아침 8시 전장연 등 장애인단체는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 “추경호 후보자의 국고 지원 약속 어음에는 서울 50%, 지방 70%로 비용이 명시되지 않았다”며 “노선버스 대∙폐차 시 저상버스 도입의무는 버스사업자에게만 부과되었고, 기획재정부의 국고지원은 ‘예산의 범위’라고 되어있지만 예산범위가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답변은 없었다”고 밝혔다.

단체는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은 국회로 공을 넘기면서, 기획재정부의 법 제정 반대입장에 대한 철회는 없었다. 특별교통수단 운영비와 장애인평생교육시설 운영비 지원은 지방이양사업이라는 기준으로 지금까지 국고지원을 하지 않았는데, 이번 답변에서 장애인평생교육시설 운영비 국고지원은 거부했다.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예산 증액은 5월 중 기획재정부가 결정하는 ‘23년 예산의 실링(ceiling·예산 지출한도) 내 반영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질의도 답변도 없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예산 배정 여부에 대한 답을 달라는 것이다.

전장연 등 장애인단체는 휠체어를 타고 진행하는 ‘출근길 지하철 시위’ 대신 승강장을 기어서 열차에 탑승하는 오체투지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전장연은 그동안 28번의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행사로 출근길에 불편함을 겪은 시민들께 다시 한 번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며 “그러나 전장연은 장애인권리 4대 법안 국회 통과와 기획재정부의 장애인권리예산 약속어음이 현금으로 지불될 때까지 21년의 외침과 기다림을 포기할 수 없다. ‘검토하겠다’는 말은 우리 장애인들에게는 ‘안 하겠다’는 말과 같다. 그렇게 구체적인 예산 범위를 밝히지 않은 수많은 법률들이 사문화된 역사적 경험이 있다. 전장연은 오늘부터 오체투지를 하면서 출근길 지하철을 기어서 타겠다. 장애인이 기어갈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허락해주실 것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3일 오전 9시께부터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휠체어에서 내려 지하철에 탑승해 오체투지를 진행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
3일 오전 9시께부터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휠체어에서 내려 지하철에 탑승해 오체투지를 진행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와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장은 오전 9시께 휠체어에서 내린 뒤 기어서 지하철에 타기 시작했다. 열차 운행은 10분가량 지연됐다. 이 과정에서 전장연 활동가와 서울교통공사 직원, 경찰들이 뒤엉키며 충돌이 일기도 했다. 애초 10여명의 장애인들이 지하철에 탑승해 오체투지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공사 직원과 경찰 제지 등으로 미처 탑승하지 못해 박 대표와 이 회장만 기어서 지하철을 탔다.

이날 전장연 등 장애인단체는 △5월 중 2023년도 장애인권리예산 반영 △5월 중 기재부 장관 면담 약속 △장애인권리 4대 법안 국회 통과 △갈라치기 정치 혐오 선동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사과 등을 요구했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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