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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정호영 수사’는 경찰에 넘긴 대구지검…‘수사권 수호’ 앞장서더니

등록 2022-05-12 14:47수정 2022-05-12 18:36

윤석열 대통령 ‘40년 지기’ 고발 사건
서울중앙지검→대구지검→대구경찰청
일부 직접수사 가능…수사의지 부족 뒷말
대구지검 “이미 경찰 수사중…상호협력할 것”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18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18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지검(검사장 김후곤)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입시 의혹 관련 고발 사건을 대구경찰청에 넘겼다. 정 후보자 신분과 혐의가 검찰의 직접 수사 대상에 해당하는지 불분명하단 이유에서다.

대구지검은 12일 <한겨레>에 “정 후보자의 핵심 혐의는 업무방해 등인데, 이는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는 직접 수사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는 검사의 수사 개시 범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경찰 이첩 이유를 밝혔다. 이어 “경찰은 이미 관련자료를 확보하고 고발인 조사 날짜도 조율하는 등 실질적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각각 수사할 경우 중복 압수수색, 수사혼란 등이 예상된다”고 했다. 대구경찰청이 이미 수사를 개시해 동일 사건에 대한 중복 수사가 진행될 우려가 있었단 점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이만흠)는 정 후보자의 직권남용 및 업무방해 혐의 등 고발 사건을 정 후보자 근무지인 경북대병원을 관할하는 대구지검으로 이송했다. 대구지검은 고발장을 검토한 뒤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다시 대구경찰청으로 사건을 넘겼다. 국민적 의혹이 이는 주요 공직자 비리 수사 경험이 많은 검찰이 관할권과 수사 범위 등을 최대한 좁게 판단해 경찰로 사건을 넘긴 셈이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범죄는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6대 범죄로 제한됐다. 공직자 중에서도 국회의원이나 4급 이상 일반직 국가공무원 범죄 가운데 직권남용, 직무유기, 공무상 비밀 누설 등을 수사할 수 있다. 최근 검찰청법 개정으로 오는 9월부터 공직자범죄 수사는 경찰로 넘어가지만 아직까지는 검찰 수사 영역이다.

대구지검 쪽은 “딸이 편입할 당시 정 후보자가 부원장급인 진료처장으로 근무하고 있어서 수사 대상인 주요 공직자로 보기 어렵다. 설령 고위 공직자에 포함되더라도 고발장에 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허위공문서작성, 직권남용 등 온갖 혐의가 다 포함돼 있다. 주요 공직자(경북대병원장)에 해당하는 시기에도 직권남용 등 일부 혐의만 우리가 수사할 수 있고, 나머지 혐의는 경찰이 수사를 해야하기 때문에 수사 효율성을 생각하면 경찰이 하는 쪽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 후보자 아들이 편입한 시점에는 공직자 재산공개 대상인 경북대병원장을 맡고 있었다. 검찰은 대장동 사건의 경우 수사권 범위 내 사건은 직접 수사하고, 범위 밖 사건만 경찰에 이첩하기도 했다. 결국 검찰의 수사 의지의 문제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는 까닭이다. 앞서 정 후보자는 자신을 ‘윤석열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직접 소개한 바 있다.

특히 대구지검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검찰 수사권 축소가 논의된 지난 달, 김후곤 검사장을 중심으로 수사권 수호 선봉에 선 바 있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따져봐야 겠지만 사실 수사를 하려면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만 고발장에 워낙 여러 혐의가 있어 수사권이 제한된 검찰이 수사하기 많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했다.

정 후보자 딸과 아들은 그가 경북대병원 부원장‧원장 시절 경북대 의과대학에 편입했는데, 이 과정에서 정 후보자가 특혜를 제공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대구경찰청은 “검찰이 이첩한 고발장은 이미 경찰에 접수된 고발장 내용과 유사해 병합해서 함께 수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구지검은 “법리 검토 지원, 신속한 영장 검토 등 경찰과 상호 협력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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