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해보험 아시나요…폭우·태풍 대비에 가성비 괜찮은데

보험료 70~92% 정부·지자체 보조
연평균 1만~3만원 부담
최고 1억5천만원 보상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7일 오후 경북 포항시 구룡포 시장 골목에 태풍 ‘힌남노’로 침수된 각종 집기와 대목 맞이 상품들이 가득 쌓여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수도권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은 재난지원금으로 400만원(서울시는 500만원)을 받는다. 침수 피해 가구는 200만원을 받는다. 입증도 까다롭고 피해 규모에 견줘 부족한 금액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같은 재해를 겪어도 평균 연간 4만원도 채 되지 않는 돈으로 보험을 들어놓으면 최고 1억5000만원까지 보상받을 수도 있다. 기후변화로 이상기후 현상이 자주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는 재난에 대비할 수 있는 정책보험인 ‘풍수해보험’을 가입하는 것도 하나의 대비책이 될 수 있다고 당부한다.

7일 풍수해보험을 관장하는 행정안전부 설명을 들어보면, 지난달 31일 기준 수도권 집중호우에 따른 보험금 신청이 633건 접수됐다. 개별 보험사가 신청 건을 피해 규모 등을 따져 손해사정을 한 뒤 보험금을 지급할 예정이지만, 재난지원금과 달리 주택은 최대 7200만원, 공장을 소유한 소상공인은 최대 1억5000만원까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풍수해보험은 태풍, 홍수, 호우, 풍랑, 대설, 지진 등 재해로 인해 입은 재산피해를 지원하기 위해 행안부가 관장하고 민간 보험사가 운영하는 정책보험이다. 보험료의 70~92%까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보조하기 때문에 가입자의 실제 보험료 부담은 크지 않다. 일반 주택(빌라, 15층 이하 공동주택도 포함)과 비닐하우스 등 온실, 소상공인의 상가·공장이 보험 가입 대상 시설물이다.

예를 들어 경주시 단독주택 80㎡(24평)의 경우 연간 보험료가 5만100원인데, 정부 지원금이 3만5100원이라 가입자 부담은 연 1만5000원이다. 재난 정도에 따라 보험금은 1800만~72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가성비’ 높은 보험인 셈이다. 단체가입은 전국 시∙군 ∙구 재난관리부서, 읍 ∙면 ∙동사무소(주민센터)에서 개별가입은 6개 보험사(DB손해보험, 현대해상, 삼성화재, KB손해보험, NH농협손해보험, 한화생명)에서 할 수 있다.

재난이 닥칠 경우 가입자에게 도움이 되는 제도지만, 아직 인지도가 낮은 편이라 실제 풍수해보험 가입률은 낮다. 최승재 의원(국민의힘 소상공인위원회 위원장)이 행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7월 기준 소상공인의 풍수해보험 가입률은 7.1%였다. 지역별 가입률은 세종이 0.8%로 가장 낮았고, 서울이 0.9%로 그 뒤를 이었다. 제주는 53.7%로 가장 높았으며 충남이 36.7%로 두 번째로 높았다.

풍수해보험의 지급금액은 지난 2년간 건당 평균 500만~600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풍수해보험 가입 소상공인들의 연평균 보험료는 12만9200원인데, 정부 지원을 제외한 실제 보험료는 적게는 1만336원, 많게는 3만8760원 정도만 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폭우를 계기로 풍수해보험 정부 예산도 올해 254억원에서 내년도 364억원으로 증가하기도 했다. 변지석 행안부 재난보험과장은 “최근 폭우와 태풍 등 기상이변도 잦아지는 만큼 자연재해가 발생할 경우 풍수해보험은 국민 모두에게 실질적인 버팀목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재난 발생 시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보험 가입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