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불매 한다고 쳐, ‘파리바게뜨’는 ‘뚜레쥬르’, ‘배스킨라빈스’·‘던킨’은 요즘 잘 안 먹어서 괜찮아. 근데 호빵은…?”(트위터 @AdkfkaA)
20대 노동자 끼임 사망 사고를 계기로 에스피씨(SPC) 불매 운동이 확산하면서 소비자들이 온라인상에서 대체 브랜드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겨울철 대표 간식인 호빵을 대체할 제품을 찾기 위해 에스피씨 계열사 ‘삼립’의 호빵이 아닌 다른 브랜드 호빵 목록을 공유하거나, 찐빵으로 대체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1일 트위터와 온라인 맘카페 등에서는 에스피씨 불매 운동의 하나로 호빵을 먹지 않겠다는 게시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편의점·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호빵’이 대부분 에스피씨 계열사인 삼립, 샤니에서 나오는 제품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아예 먹지 않겠다는 소비자들이 나오고 있다. 한 ‘맘카페’ 이용자는 “슬슬 호빵이 먹고 싶어서 사려고 보니 죄다 삼립이다. SPC가 식품계의 삼성이라더니 진짜 여기저기 많기도 하다. 붕어빵이나 사 먹어야겠다”고 적었다. 해당 제조사 누리집을 보면, ‘SPC삼립’은 1971년 최초로 호빵을 출시해 이후 누적판매량 60억개를 기록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럼에도 겨울철 대표 먹거리인 호빵을 잊지 못하는 소비자들은 대체재 공유에 나섰다. 호빵과 비슷한 ‘안흥찐빵’ 등을 주문해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는 게시글들도 눈에 띈다. “진짜 호빵 좋아하는 인간이지만, 피 묻은 빵은 못 먹어서 대체재를 찾아본다”는 한 트위터 이용자(@Teangibleassets)는 “일단 호빵 말고 찐빵으로 검색하라고 하더라. 안흥찐빵도 뭐가 엄청 많은 것 같은데 일단 여러 종류가 들어간 30개들이 제품을 한번 시켜보겠다”고 했다. 한 다음 카페 커뮤니티 이용자는 ‘SPC 대체 호빵’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업체에서 생산되는 호빵이나 찐빵 등 대체재 목록을 소개하기도 했다.
편의점 점주들도 겨울철 ‘호빵 성수기’를 앞두고 고심에 빠졌다. 편의점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은 삼립·샤니 호빵 등을 주로 판매하고 있는 상황에서 에스피씨 불매운동이 확산하자, 장사 개시를 망설이고 있는 것이다. 한 편의점 점주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호빵은 유통기한이 짧아 폐기율도 높은데 불매운동이 거세지고 있어 찜기를 개시해도 될지 고민”이라는 글을 올렸다.
온라인에 공유되고 있는 에스피씨(SPC) 브랜드 목록. 트위터 캡처
한편, 지난 15일 새벽 경기 평택의 에스피씨 계열 빵 재료 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숨진 뒤에도 다음날 기계 가동이 계속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에스엔에스(SNS) 등에서는 ‘SPC불매’ 해시태그를 단 게시글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자발적으로 에스피씨 브랜드의 목록을 공유하며 불매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서울대 등 대학가에서는 학내 입점한 SPC 계열사 매장에 대자보를 붙이는 등 항의도 이어지고 있다.
고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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