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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박경석, ‘노회찬상’ 수상…“투명인간 곁에 함께 할 정치 어디에”

등록 2023-02-08 13:59수정 2023-02-08 14:05

17대 국회 당시 노회찬 의원(가운데)과 박경석 대표(왼쪽)의 모습. 노회찬재단 제공
17대 국회 당시 노회찬 의원(가운데)과 박경석 대표(왼쪽)의 모습. 노회찬재단 제공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제4회 노회찬상을 받았다.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 노회찬재단(노회찬재단·이사장 조승수)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제4회 노회찬상 시상식’을 열고 “고립돼 있던 이들이 쇠창살을 뚫고 거리로 나와 자유를 호흡하고 자기 목소리를 빼앗긴 이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했다”며 박 대표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장애인의 ‘투명망토’를 벗긴 박 대표는 투명인간에게 다가가고자 했던 노회찬 정신을 주체적으로 실천한 당사자”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1993년 노들 장애인 야간학교를 설립한 뒤 교사·교장을 지냈다. 2001년 오이도역 장애인 리프트 추락사고 이후에는 장애인 이동권 투쟁에 나섰다. 2007년 전장연 출범 후에는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현재 지하철 출근길 시위를 주도하며 장애인 이동권, 탈시설 권리 등 장애인 인권을 위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노회찬재단은 박 대표에 대해 “장애인에 대한 효율, 능력 중심의 신자유주의적 접근방식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이를 거부하고 기본권적 권리 관점에 갇히지 않는 장애인 운동을 하고 있다”며 “박경석의 생각은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던 노회찬의 생각과도 맞닿는다”고 밝혔다.

노회찬재단은 최근 지하철 시위와 관련해 “박경석과 장애인은 장애인‘만’ 살겠다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자’고 외치고 있다”며 “그에 대하여 한국 사회가 우리‘만’의 권리, ‘한순간’의 불편이라는 목소리로 반응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았으면 한다는 제안으로, 노회찬재단은 박경석에게 이 상을 수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 박 대표는 수상소감에서 “화살을 같이 맞아줄 정치가 그리워진다.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가, 혐오와 욕설로 고통받는 투명인간 곁에 함께할 정치는 어디에 있는 것이냐”며 “우리 사회 출근 행렬에 끼어보지도 못한 장애인들이 출근길 지하철을 멈추자 ‘죄없는 시민을 볼모로 잡는다’고 비난이 쏟아졌다. ‘장애인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마저 사라졌다’며 혐오와 욕설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이들을 매일같이 마주한다. 정치인과 언론이 터준 길로 혐오와 적대의 장이 열리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박 대표는 “그럼에도 저희는 더 이상 물러설 곳조차 없기에, 또다시 출근길에 지하철을 타러 나간다”고 밝혔다.

이날 노회찬상 특별상에는 ‘노동건강연대’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선정됐다. 노회찬재단은 “‘기업살인법’이라는 단어를 우리 사회에 처음 알린 사람들이 바로 노동건강연대 활동가들이었고,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시민이 직접 권력을 감시하고 삶의 현장에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함께 하는 활동을 확장해 왔다”고 밝혔다.

노회찬상은 지난 2019년 사회 약자들의 권리를 확대해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실현하는 개인이나 단체에 격려와 감사의 마음을 정하기 위해 제정됐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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