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법원, 동성커플 건강보험 피부양자 인정…“성적지향 차별 안 돼”

등록 2023-02-21 14:15수정 2023-02-22 02:41

동성 부부라는 이유로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 자격을 박탈당했다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낸 동성 부부 김용민·소성욱씨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 상대 보험료 부과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받은 뒤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동성 부부라는 이유로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 자격을 박탈당했다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낸 동성 부부 김용민·소성욱씨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 상대 보험료 부과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받은 뒤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법원이 사실혼 동성부부를 국민건강보험법상 피부양자로 인정했다. 동성부부의 사회보장제도상 권리를 인정한 첫 판결이다.

서울고법 행정1-3부(재판장 이승한)는 21일 소성욱(32)씨가 “동성인 배우자도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인정해달라”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을 뒤집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공단이 이성관계인 사실혼 배우자 집단에 대해서만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고 동성관계인 동성결합 상대방 집단(동성부부)에 대해서는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하는 차별대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소씨와 김용민(33)씨는 2019년 5월 결혼식을 올리고 현재까지 함께 살고 있는 5년차 사실혼 동성부부다. 이들은 2020년 5월 공단에 ‘직장가입자 김씨의 피부양자로 동성 배우자인 소씨를 등록할 수 있는지’ 문의했고, 공단은 ‘사실혼 관계면 가능하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에 김씨가 피부양자 자격취득 신고를 했고 공단은 소씨를 김씨의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한겨레21> 보도로 알려지자, 공단은 ‘착오 처리’였다며 소씨를 지역가입자로 변경했다. 이에 소씨는 공단을 상대로 소송에 나섰다.

앞서 1심은 소씨와 김씨가 생활을 함께 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둘의 사실혼 관계는 인정할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혼인은 남녀의 결합이라는 이유에서다. 2심 역시 두 사람의 사실혼 관계 자체는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소득이나 재산없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에게 건강보험의 수급권을 인정하는 사회보장제도의 취지를 봤을 때, “성적 지향 만을 이유로 차등을 두는 것은 평등의 원칙에 반하는 자의적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우리나라는 국가인권위원회법 등 사법적 관계에서 성적 지향이 차별의 이유가 될 수 없음을 명백히 하고 있다”면서 “사회보장제도를 포함한 공법적 영역에서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고 할 것”라고 판시했다.

이날 선고 뒤 소씨 등은 “오늘 법체계 안에서 우리의 지위를 인정받게 됐다. 동성 부부의 평등한 사회를 바라는 모든 사람의 승리”라고 말했다.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윤 대통령 “문재인·노무현 부인도 문제 일으켜”…김 여사 논란 물타기 1.

윤 대통령 “문재인·노무현 부인도 문제 일으켜”…김 여사 논란 물타기

‘거친 입’ 임현택 의협회장, 결국 취임 반년 만에 탄핵 2.

‘거친 입’ 임현택 의협회장, 결국 취임 반년 만에 탄핵

‘윤석열 퇴진 집회’서 11명 체포…민주노총 “경찰이 폭력 유발” 3.

‘윤석열 퇴진 집회’서 11명 체포…민주노총 “경찰이 폭력 유발”

드론으로 국정원 촬영, 중국인 관광객 현행범 체포 4.

드론으로 국정원 촬영, 중국인 관광객 현행범 체포

“윤석열에게 실망과 공포…참담하다” 거리로 나온 시민들 5.

“윤석열에게 실망과 공포…참담하다” 거리로 나온 시민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