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막고 있어…피해자 더 있다” 정순신 아들 학폭 행태는

정순신 아들 학폭 판결문 보니
피해 학생 공황장애 등 입원…극단적 선택도
추가 피해자도 있어…전학 처분 1년 만에 전학

정순신 전 검사가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자녀 학교폭력 문제로 하루 만에 낙마한 가운데 26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 전 검사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은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17년부터 이듬해 초까지 동급생 ㄱ씨에게 지속해서 언어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정 변호사가 미성년자인 자녀를 대리해 학교폭력 가해로 인한 전학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2018년 낸 행정소송 판결문을 보면, 정 변호사 자녀는 강원도의 한 자율형사립고에서 피해 학생 ㄱ씨에게 “빨갱이 ××” “넌 돼지라 냄새가 난다” “더러우니까 꺼져라” 등과 같은 발언을 수차례 했다.

ㄱ씨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공황장애 등을 진단받고 병원에 입원했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ㄱ씨의 신고로 학교폭력 사실을 조사하던 학교 쪽은 피해자 1명을 추가 파악하고, 정씨에게 2018년 3월 전학 처분을 내렸다. 정 변호사는 전학 조처에 불복해 강원도학생징계조정위원회(교육청)에 재심을 청구했고, 위원회는 두달 뒤 전학 처분을 취소했다.

이후 ㄱ씨는 “걔(정씨)랑 같이 수업을 듣는다. 변호사 선임해서 무죄 판결 받았다고 떠들고 다니고, 애들은 그걸 듣고 웃고. 정말 악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학교 교사는 “부모님께서 책임을 인정하는 것을 되게 두려워하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해 6월엔 ㄱ씨 쪽이 가해자의 전학 취소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했고, 정씨는 다시 전학 처분을 받았다. 그러자 정 변호사는 법원에 징계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냈다. 징계 효력을 선고 때까지 멈춰달라는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그러나 1~3심 모두 피해자 손을 들어줬다. 이에 정 변호사 자녀는 전학 처분을 받은 지 1년 가까이 지난 2019년 2월에야 다른 고교로 전학을 갔고 이듬해 3월 정시모집을 통해 서울대에 입학했다.

서혜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