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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관리소장 갑질’ 호소 뒤 숨진 경비원…“직장 내 괴롭힘” 산재 신청

등록 2023-06-08 14:15수정 2023-06-08 14:33

지난 3월19일 찾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아파트의 탕비실. 경비원들이 씻을 때 보통 사용하는 공간이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지난 3월19일 찾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아파트의 탕비실. 경비원들이 씻을 때 보통 사용하는 공간이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서울 강남구 대치동 ㄱ아파트 단지에서 관리소장의 ‘갑질’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70대 경비원 유족이 산업재해 신청을 냈다.

8일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는 ㄱ아파트에서 근무하던 경비원 박아무개(74)씨의 아내가 지난 5일 근로복지공단 서울강남지사에 산업재해 유족급여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14일 ㄱ아파트에서 11년 동안 일한 박씨는 관리소장의 갑질을 폭로하는 호소문을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족을 대리한 법무법인 마중은 재해자 의견서에서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는 3개월 초단기 근로계약으로 인한 불안한 고용환경, 열악한 휴식공간에 더해 관리소장의 괴롭힘으로 인한 ‘직장 내 갑질’이었다”고 밝혔다.

앞서 ㄱ아파트 경비원들은 ‘쪼개기 계약’과 열악한 노동환경을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아파트 관리소장과 경비원을 고용하는 경비업체가 바뀌면서 ㄱ아파트 경비원들은 이전까지 1년 단위로 맺어왔던 계약을 3개월마다 연장했다. 또한 지하에 마련된 ㄱ아파트 경비원 휴게실은 석면 벽에 창문이 없는 구조로 별도의 화장실이 없어 이곳에서 근무하는 경비원들은 0.5평 남짓한 탕비실에서 소변을 해결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달 24일 노조는 ㄱ아파트 관리사무소가 경비업체를 통해 ‘관리소장 퇴진’ 등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설치하고 집회에 참여한 경비원들을 대상으로 계약 위반을 통보하고, 강제 인사이동 조치를 한다며 고용노동부 강남지청에 부당노동행위로 형사 고소했다. 박씨의 사망 경위에 대해선 현재 서울 수서경찰서가 수사 중이다.

70대 경비원이 관리소장의 ‘갑질’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지난달 3일 오전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등 노동단체 관계자들과 이 사건을 공론화하다 해고된 경비대장 등 경비노동자들이 '투쟁선포 기자회견'을 열어 관리소장 퇴출과 경비대장 원직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70대 경비원이 관리소장의 ‘갑질’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지난달 3일 오전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등 노동단체 관계자들과 이 사건을 공론화하다 해고된 경비대장 등 경비노동자들이 '투쟁선포 기자회견'을 열어 관리소장 퇴출과 경비대장 원직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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