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후쿠시마산 시식 어떤가”…일본도 떨떠름한 ‘횟집 회식’

이영채 게이센 여학원대 교수 인터뷰
“일본 정부도 긍정적으로 보지 않아
오히려 희화화…한국 여론 자극 예상”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30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았다. 김영선 의원이 수조물을 떠서 마시고 있다. ＜한국방송＞(KBS) 유튜브 채널 갈무리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국민 걱정을 덜겠다는 취지로 진행된 국민의힘의 ‘릴레이 횟집 회식’ 등에 대해 일본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영채 일본 게이센 여학원대 교수는 지난 4일 <와이티엔>(YTN) 라디오 프로그램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의 횟집 회식, 수조물 시음 등에 대해 “일본 정부에서는 그런 횟집 퍼포먼스 같은 경우를 그렇게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오히려 희화화돼서 한국의 여론을 자극할 것이라고 본다”며 “일본에서도 한국 여론을 매우 민감하게 보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30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았다. 류성걸 의원이 수조물을 떠서 마신 뒤 맛을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방송>(KBS) 유튜브 채널 갈무리

이 교수는 일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국민의힘 퍼포먼스를 두고) 일본 측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해달라는 여론도 있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만약에 그 정도로 시식을 한다면 일본에 와서 후쿠시마산 시식을 해 달라고 한다든지” 하는 식의 일본 여론이 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로 ‘릴레이 횟집 회식’을 진행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횟감 생선이 들어 있는 노량진 수산시장 수조 속 물을 떠 마셨다. 이에 당 내외에서 비판이 나왔다.

“아직 핵 오염수는 방류도 되지 않았는데 지금 바닷물, 그것도 노량진 수조의 물을 맨손으로 떠서 마시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도를 넘는 돌발적인 행동”(김근식 국민의힘 전 비전전략실장),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선을 지키는 것에 대한 고민 필요”(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등의 지적이 나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가락수산시장을 방문해 수산물을 먹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연합뉴스

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바다 방류를 두고 최종 보고서를 통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놨다. 한국 정부는 바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날 중국 외교부는 “보고서로는 일본의 정당성과 합법성을 증명할 수 없다”며 반대 뜻을 명확히 밝혔다.

5일 오전 대통령실은 “정부는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에 둘 것”이라며 “원자력 안전 분야의 대표적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IAEA의 발표 내용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보고서를 근거로 올여름 안에 133만t의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30~40년 동안 바다로 방류하는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이주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