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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에 출석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네번째 검찰 조사다. 검찰은 성남시장 시절 ‘최고의사결정자’로서 이 대표가 고의로 민간개발자에게 이익을 몰아준 건 아닌지 추궁했으나 이 대표는 준비한 서면 진술서에 기초해 답변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향후 검찰이 이 대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 대표는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심사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배임)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 대표를 불러 조사 중이다. 이 대표는 30쪽 분량의 서면 진술서를 기초로 필요한 부분을 적극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백현동 개발 사업에 대해 인허가 과정에서 (이 대표가) 결재한 게 확인되고 특혜 제공 정황에 있어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 입장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조사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이 대표가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의 ‘정점’이라 의심하고 있다. 백현동 부지에 대한 한국식품연구원의 ‘제2종 일반주거지역’ 변경 요청과 달리 용적률이 더 높은 ‘준주거지역’으로 2014년 12월 변경된 점이나,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공)이 빠져 민간업자가 3142억원에 달하는 개발 이익을 모두 가져가게 된 점 모두 ‘특혜’라는 것이다. 또 검찰은 백현동 개발 업자 정아무개 아시아디벨로퍼 대표가 이 대표 캠프 선거대책본부장 출신 김인섭 전 하우징기술 대표를 영입해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청탁한 결과로도 보고 있다. 청탁이 받아들여지는 과정에 이 대표가 무관하지 않다는 게 검찰 시각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혐의를 조목조목 부인했다. 이날 10시25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며 이 대표는 “티끌만한 부정이라도 있었다면 수백번의 압수수색과 권력의 탄압으로 이미 가루가 돼 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 이 대표가 공개한 서면 진술서 요약본에도, “민간업자 로비가 아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가 용도변경 시작 이유라고 밝혔다. ‘성남도공 배제’ 의혹에 관해서는 ‘용도변경 조건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검찰에 요구한다. 명백한 증거와 사실을 바탕으로 수사하고 더이상 지리하게 끌지 말고 신속하게 마무리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 조사를 일단락한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때 이 대표를 두 차례 불러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한 만큼 다시 한번 불러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를 다시 부를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검찰 관계자는 “당사자 상대로 입장을 들어볼 내용이 방대하다. 진술자 태도에 따라 유동적이라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수원지검에서 진행하고 있는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과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남아 있는 변수다.

앞서 지난 3월 이 대표는 대장동·위례 개발 특혜 의혹 및 성남에프시(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재판에 넘겨졌다. 2022년 9월에는 숨진 김문기 전 성남도공 개발1처장과 관련해 대선 후보 시절 언론 인터뷰와 국정감사에서 허위 사실을 말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