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8일 오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의 정점으로 지목받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 수사 8개월 만이다.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인 가운데 송 전 대표는 “전혀 모르는 사실”이라며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8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는 정당법과 정치자금법 등 위반 혐의로 송 전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송 전 대표는 혐의를 부인하며 검찰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돈봉투 의혹 등은) 일관되게 말한 것처럼 전혀 몰랐던 사실”이라며 “진술 거부권은 헌법이 부여한 권리다. 법정에 가서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또 “대한민국이 조직화된 윤석열 특수부 하나회 세력에게 무너지고 있다”며 “선거를 앞두고 가장 공정하게 국가를 관리해야 할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이 아예 국민의힘 대변인이 돼 야당을 공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송 전 대표 조사를 위해 200쪽 가량의 질문지를 준비했다. 2021년 전당대회 당시 돈을 모으고 돈봉투를 나눠주는 과정에 송 전 대표가 관여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필 것으로 보인다. 입법 로비 대가로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로부터 경선 비용을 대납 받았다는 뇌물 수수 혐의도 조사 예정이다.
검찰 조사가 끝나면, 검찰은 송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 캠프에서 ‘돈봉투 자금’을 받아 전한 사람(전직 보좌관 박용수씨)과 제공받은 사람(윤관석 의원) 등은 이미 구속기소됐다.
송 전 대표 조사가 마무리되면 ‘돈봉투 수수’ 의심 의원들의 검찰 출석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앞선 7일 “(수수 의심 의원) 포렌식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며 “송 전 대표 조사를 마무리한 뒤 수수 의심 의원 소환 조사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돈봉투 수수 의심 의원들 명단을 공개하고, 임종성·허종식 민주당 의원의 주거지와 국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다만 해당 의원들은 해당 의혹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재판에 넘겨진 사건 관련자들은 사실관계 일부를 인정하면서도 송 전 대표는 몰랐다는 입장이다. 지난 8월 돈봉투 자금 6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된 윤관석 의원은 재판에서 ‘6천만원이 아닌 2천만원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송 전 대표 전직 보좌관 박씨는 지난 11월 재판에서 ‘윤 의원 요구로 돈봉투를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관련 보고는 하지 않았다’며 송 전 대표 관여 여부는 부인했다.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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