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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노무현 정권 탓 사회 퇴보 평가 옳지않아”

등록 2007-01-23 10:00수정 2007-01-23 18:16

함세웅 신부
함세웅 신부
[1987년 그뒤, 20년] 민주개혁세력 어디로 ② 함세웅 신부
“개헌 자체 득실 따져야지 시기 때문에 반대는 곤란”
“노대통령 객관적 평가를 임기 잘 마치도록 도와야”

함세웅(65) 신부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정권이 일부 언론의 보도처럼 잘못하기만 했고, 그 결과 (지난 4년간 우리 사회가) 퇴보했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우리가 직접 뽑은 대통령이기에 (민주개혁 세력은) 그가 임기를 잘 마칠 수 있도록 돕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면서 함께 가야 한다”고 밝혔다.

함 신부는 최근 진보적 시민·사회 단체들에서 올 대선을 앞두고 보수 세력의 집권을 막기 위해 정치세력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깨어 있는 분들이 그런 식으로 물줄기를 틔운다는 점에 공감하면서 긍정적으로 본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인터뷰는 지난 16일 함 신부가 이사장으로 있는 서울 중구 정동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대담 / 박찬수 정치팀장

-지난 14일이 박종철씨 사망 20주기였다. 신부님께는 잊을 수 없는 사건일텐데, 20주년을 맞은 감회는?


=20년의 삶이 어떤 의미에서는 박종철군과 함께한 기억과 정화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박종철군이 숨진 남영동 대공분실 현장에서 추모제와 함께 20주년 사업 선포식을 했다. 그곳이 민주주의를 실현케 한 성지다. 순교라는 의미를 거기에서 새삼 확인했다. 박종철군이 조사받다가 죽은 509호실에서 기도를 올렸다. 순교란 피 흘려 진리를 증거 함을 뜻한다. 의롭고 억울한 사람의 죽음은 그 자체가 순교이며 그들이 죽어간 그곳이 바로 순교성지이다.

추모제를 기도와 함께 올리려는 뜻에서 청화스님과 이해인 수녀님을 모셨다. 묵념 때 음악과 함께 박종철 열사를 기리는 시를 묵상했다. 그 부분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왔고, 특히 나는 개인적으로 억울하게 죽은 청년학생들이 바로 민주주의를 위한 제물이었다고 생각했고 그 때문에 민주희생자들 앞에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속죄했다. 속죄가 정화의 지름길이다. 우리는 모두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희생된 분들과 순국선열들을 기려야 한다. 그런데 아직도 박종철 열사의 죽음의 의미가 승화되지 못했기에 큰 역사적 빚을 안고 사는 마음이다.

그날 박종철군 아버님의 말씀이 마음 속 깊이 와 닿았다. 20년 동안 아버지로서 얼마나 마음 아프게 사셨을까 라고 생각하며 기도했다. 그분은 아버지로서 늘 부담을 느끼고 있었는데 20년이 된 오늘은 과감하게 “그대 한몸 깃발이 되어”라는 아들의 예찬가를 크게 외치면서 민주주의의 앞날을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열변을 토하셨다. 나는 그분의 말씀을 들으며 깊은 감동을 느꼈다. 사실 오늘의 우리 시대는 부끄럽고 암울하기도하다. 그러나 20년 전 아무도 접근할 수 없고 무서웠던 이곳 대공분실이 이렇게 우리 모두에게 개방되어 박종철 열사를 추모하고 있으니 경찰과 이 사회가 얼마나 크게 변모되었는가. 말 그대로 감개무량한 일이다. 그건 우리 모두가 박종철군의 죽음과 함께한 노력의 결과이다.

-박종철씨 고문치사 사건을 계기로 20년 동안 한국 사회의 변화가 시작돼 오늘에 이르렀다. 이제 한국 사회에서 민주주의가 정착됐다고 생각하나?

=양적으로는 큰 변화가 있었다. 쉬운 예로 70~80년대에는 대통령에 대해 공석에서는 물론, 사석에서도 마음대로 비판하거나 언급하기 어려웠고, 두려웠다. 때로는 정당한 비판도 무섭게 처벌받아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라도 어느 자리에서든지 대통령을 마음대로 비판하고 비난해도 이 모든 것이 용인되고 있지 않은가. 민주주의의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여기서 더 바란다면 그러한 자유와 함께 우리 모두 책임성을 함께 간직한 성숙한 민주시민 그리고 양식있는 지성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는 모두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자유를 누가 실현해주었는가에 대한 진실한 인식과 역사적 성찰을 지녀야 하며 오늘의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애쓴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많은 경우 이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우리는 잊고 살고 있다. 이 점을 함께 반성하며 아쉬워한다. 또한 민주주의를 질적으로 향상시켜야 하는데 민주주의의 열매만을 향유하고 참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마음과 행동자세를 지니지 못한 점이 아쉽다.

-노무현 정권이 출범한 지 4년이 지났다. 지난 4년간의 노무현 정권을 평가한다면 어떻게 평가하시겠나?

=내가 4년을 전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자료를 갖고 있지 못하다. 그런 의미에서 전체적인 평가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한 국민으로서, 함께 시대를 살아온 개인적 생각을 말한다면, 내가 판단할 수 있는 정보도 한계가 있고 그 정보를 제공하는 언론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후대 역사에서 더 종합적으로, 더 많은 공개된 자료를 갖고 평가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선출됐을 때 아주 기뻤다. 거의 기적에 가까운 과정을 통해 대통령으로 선출되지 않았나. 그런 의미에서 기뻤다. 연령적으로 이른바 3김의 시대가 마감되면서 그 다음 세대, 젊은 세대에서 정권을 맡았기 때문에 희망도 컸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큰 희망에 다 미치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다. 그러나 우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은 것은 대통령도 평범한 우리 중의 한 사람이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 점이다.

이른바 독재나 대통령의 권위주의 형태를 탈피하면서 지내려 했던 모습은 인간적인 모습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기존사회의 의식과 의전을 가능한한 넘어서려 했던 노력도 긍적적 평가의 대상이다. 성서에 다윗과 골리앗 얘기가 나온다. 골리앗은 거인의 장군이었다. 골리앗에 맞서 싸우는 다윗은 갑옷이 너무 무거워 움직이기가 거북했다. 이에 목동 다윗은 거추장스러운 갑옷을 벗고 자기 식대로 돌팔매질을 통해 거인 골리앗을 물리쳤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렇게 다윗은 골리앗을 물리쳤으나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 현실 속에서 골리앗과 같은 불의한 세력들을 물리치지 못한 큰 아쉬움을 남겨주고 있다. ‘방법’은 좋았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아 모두들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또 다른 점을 지적할 수 있다면, 대통령으로서 좀 더 넓고 큰 종합적 자세를 지녔으면 한다. 예를 들어 원로들과 선배들의 정치적 체험과 자문을 듣는 열린 자세를 지녔으면 한다. 이미 많은 분들이 지적했지만 나도 같은 생각인데, (예를 들어) 대북송금과 관련된 특검 문제로 출발이 꼬였고 민주당과의 분당 과정에서도 무리했다. 개혁이란 물을 데울 때처럼 은은하게 열을 가하여 물을 끓게 해야 되는데 앞에서 언급한 두 경우는 결과적으로 큰 실책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어쨌든 이것은 지나간 일이고 중요한 건 남은 1년이다.

또한 권력 분산이 아름답게 이루어지고 검찰 독립권이 보장됐다고는 하지만 근본적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점이 더욱 큰 아쉬움이다. 검찰은 과거 70~80년대 권력의 하수인과 인권유린의 공범자로서의 부분을 먼저 고백하고, 그 잘못된 과거를 청산하고, 또한 그 권력이 올바르게 활용되도록 했어야 했는데, 그런 청산 작업이 전혀 없었다. 어떤 의미에서 검찰은 독재정권하에서 불의를 저지른 장본인이기도 하다. 사실 오늘 검찰이 누리는 자유는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서 애쓴 우리 국민이 찾아다 준 것이다. 이 점에서 검찰의 뼈아픈 자성이 요구된다. 요사이 검찰과 법관들의 논쟁을 지켜보면 참으로 슬프다. 그들은 논쟁에 앞서 독재시대 때 민주시민과 청년학생들을 불의하게 구속하고 불의하게 재판한 그 잘못에 대해 크게 속죄하고 반성하고 고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도 대통령은 역사적 시각에서 검찰과 법원이 함께 반성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우리가 모든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을 정도로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또한 형식적으로 진행된다는 비판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뼈를 깎는 마음으로 쇄신해야 된다는 취지에서 공무원 혁신을 강조한 부분도 나름대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지금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이 너무 낮다. 노무현 정권 때문에 민주개혁세력이 앞으로 20년간 집권을 못할 것이란 얘기도 나올 정도다. 최장집 고려대 교수 같은 분은 “민주개혁 세력은 노 정권과 결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노 정권이 왜 이렇게 국민의 지지를 잃었다고 보나?

=개인과 동시에 우리 시대의 한계라고 생각한다. 나는 천년, 또는 이천년 역사라는 큰 시각과 관점에서 이 4년을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천년, 이천년 역사가 기술될 때 노무현 정부 4년은 한 두 줄로 평가될 것이다. 그때 한 두 줄의 평가가 과연 어떠할까를 고민하고 상상해보자. 최 교수의 개인적인 견해는 그 나름대로 일리가 있겠지만 나는 그보다 더 큰 관점에서 고찰하고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실존에 대한 물음과 사회공동체, 국가공동체에 대한 물음에서부터 내가 어디에 존재하고 있는가, 어디로 가는가, 무엇을 위한 것인가, 이런 부분을 함께 놓고서 고찰해야 한다.

부분 부분에 대한 지적은 옳을 수 있지만 또한 오류에 떨어질 수 있다. 전체를 보고 싶다. 그런 측면에서 노 대통령도 민주화를 위한, 그리고 민주화운동가 중의 하나임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그분이 민주화운동 진영의 전체 대표는 결코 아니다. 그분과 그 주변의 인물들을 전체 민주화 진영과 동일시하는 오류를 적극적 관점에서 비판한 것으로 이해한다.

-민주개혁 세력이 계속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고 같이 가야 된다고 생각하나?

=지지라기보다는…, 우리가 직접 뽑은 대통령이기에 그가 임기를 잘 마칠 수 있도록 돕고 부족한 부분은 우리가 지혜를 모아 보완하면서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 공동체의 삶을 가정의 원리로 이해하고 해석한다면, 서로 손잡고 보완하여 가는 것이 상식이며 도리라고 생각한다. 유종의 미를 거두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노 대통령의 지지율이 왜 이렇게 낮다고 보나?

=왜 낮은가를 분석할 순 없고, 나는 시대와 계절의 변화, 날씨의 변화로 비유하고 싶다. 잘 예측했다가도 기상 예보가 예측대로 안되는 경우가 있잖나. 인간의 삶에는 뜻밖의 변수가 있다. 뜻밖의 변수에 대해서는 더 깊이 생각하고, 더 깊이 성찰해야 한다.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무엇보다도 노 대통령 자신이 겸허하게 깊이 성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민주화를 열망했던 우리 모두도 함께 반성한다, 이를 전제로 하고 우리는 전체를 보는 큰 시각을 지녔으면 한다. 비판과 비난에 대한 올바를 식별, 구별과 차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지녀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현실적 삶 안에서 특히 언론의 경우 비판과 비난을 의도적으로 혼동하고 또한 구별과 차별을 제대로 인식하게 하지 못한 채 우리 모두에게 가치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렇게 가치가 혼재된 무질서한 상황이 오늘 이 시대의 모습,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20주년을 맞는 올해, 나는 특히 민주화를 위해서 투신했던 모든 분들과 함께 투신의 첫 마음을 지니며 제2의 6월 항쟁을 재현했으면 하는 꿈과 희망을 지닌다. 어쨌든 우리 모두 가치 지향적인 식별력을 지니기를 바란다. 이 점에 대해서는 앞에서 잠시 언급했지만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대통령을 보좌했거나 또는 보좌하는 분들이 더욱 깊이 성찰해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남은 1년 동안 이것만은 고치고 국정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사람은 다 자기 모습 대로, 개성대로 살아간다’는 신학적 격언이 있다. 따라서 나는 성서의 기본적 가르침을 따라 남의 눈에 있는 티끌을 지적하기 전에 혹시 내 눈 안에 들보는 없는지를 먼저 생각하고 반성하고자 한다. 이 점을 노무현 대통령도 깊이 인식했으면 좋겠다. 사람의 입이 하나고 귀를 두 개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서 선현들은, 말은 진지하게 덜하고 두 귀로 다른 사람의 말을 더 많이 잘 들어야 한다고 해석을 했는데, 이 점을 대통령이 깊이 되새겼으면 한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논의는 이 시점에서 꼭 재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생각 가진 사람 얘기도 많이 듣는 게 좋다는 얘기인가?

=물론이다. 다양성 안의 일치 그리고 일치 안의 다양성을 생각했으면 한다. 몸은 하나이지만 몸 안에는 여러 지체가 있고 그 기능이 다르다. 각각 다른 그 기능의 특징과 함께 한 몸을 위해 조화와 일치를 이루는 지혜를 정치공동체에 적용시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5년간 우리 사회를 통합시키기보다 오히려 분열시킨 것 아니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런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좀 다르게 생각한다. 각각의 모습을 드러나게 한다는 것은 더 아름다운 통합을 가능케 하는 일이다. 쓰레기를 묻는 방법도 있지만, 치우려면 드러내야 하니까 치우기 위해 드러내는 현상일 수 있다. 50~60년간 산적했던 문제점을 드러낼 때 노무현 대통령 한 기에서 그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과감하게 시작했다는 점은 평가할 일이다. 우리는 민족사적 큰 관점에서 이를 이해해야 한다. 이것은 치유를 위한 수술의 과정, 수술을 위한 아픔의 과정 그리고 새 생명의 출산을 위한 산고로 비유하고 이해하고 싶다.

-노무현 대통령이 가끔 국민들을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것 같다. 최근에도 4년 연임 대통령제 개헌을 발표해 논란이 됐다. 노 대통령의 개헌 제안을 어떻게 보나?

=글쎄, 나는 별로 놀라지 않았다. 이제까지 대통령 4년 연임제에 대해 언론보도와 정치인들 그리고 많은 정치학자들이 이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새삼 새로운 이야기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구약성서의 전도서 말씀 중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구절을 생각하며 우리 언론이 좀더 진지하고 정직하게 보도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이 부분에서도 전체적 관점에서 고찰했으면 한다. 대통령의 헌법 개정제안이 공동체를 위하여, 나라 전체의 미래를 위하여 과연 도움이 되는가, 해가 되는가, 이런 관점에서 접근했으면 한다. 예를 들어 주식회사 원리를 생각해볼 수 있는데 51%의 주식을 가진 사람이 주식회사의 운영권을 갖는 원리를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대통령의 헌법개정 제안이 적어도 나라와 미래를 위해 51% 이상의 이익과 가치가 있다면 그 제안을 우리는 과감하게 수용해야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한다. 이 점에 대해 우리는 냉철한 이성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사안 자체가 가치있고 의미가 있다면 그 사안 자체에 초점을 맞추어 판단하고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그 사안이 좋다고 하면서도 사안을 제시한 사람이 맘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에 또는 사안을 제시한 때가 좀 늦었다는 이유 때문에 이것을 거부한다는 것은 바른 판단과 접근의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헌법 개정에 대해 변호사들의 설명을 들었는데, 대통령에게 보장된 헌법조항은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하고 소통하고 싶은 내용을 국회를 통해 국민투표를 하도록 보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나는 종합적으로 우리 한국이 길잡이로 삼는 미국의 민주주의와 우리 제헌국회의 헌법정신을 살펴볼 때 대통령 4년 연임제가 비교적 합리적 대통령 중심제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원리를 깬 장본인들이 바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과 같은 독재자들이었다. 노 대통령의 주장은 87년에 제정된 대통령 단임 5년제는 제도상 미완이기에 그보다 제도적으로 진전된 대통령 연임제를 제안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사안 자체에 대한 진지한 논의와 보완이 있었으면 한다.

-보수 진영은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기를 ‘잃어버린 10년’, ‘대한민국이 후퇴했다’고 얘기한다. ‘민주 정부’라고 하는 10년간 대한민국이 총체적으로 퇴보한 걸로 보는 보수 진영의 평가를 어떻게 생각하나?

함세웅 신부
함세웅 신부
=문제 제기 자체가 내용상으로나, 논리적으로나 잘못된 것 같다. 기본적으로 그러한 의견을 제시하는 분들은 그렇다면 과거 10년 동안 어느 자리에서 무엇을 했었나 깊이 반성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물론 우리가 설정했던 꿈과 이상보다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민주주의의 역사는 진전되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남북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진전된 과정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이 이룬 큰 업적 중의 하나는 부정선거를 타파하고 공명선거를 이룩한 점, 정경유착의 단절, 이러한 내용은 평가해야할 부분이다. 사실 야당 국회의원을 비롯한 많은 정치인들은 사석에서는 실제로 노 대통령의 이런 개혁정책에 공감하고 있고 고마워하고 있다. 유권자에게 돈을 줘야 하는 상황인데도 이제는 선거법 때문에 안된다고 거절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되어있기 때문에 금전선거에서 해방이 되었다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잘한 일도 많은데 제대로 평가를 못 받고 있다는 뜻인가?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부정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이나, 일부 언론의 보도처럼 잘못하기만 했고 그 결과 퇴보했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그것은 정당한 평가가 아니다. 잘못한 일도 있겠지만 잘한 일도 많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선거법의 경우가 그 한 예이다. 선거 때 또는 선거 때가 아니라 하더라도 지역구에서 물리적으로 돈을 청하는 사람들에게 선거법 때문에 이것을 차단하고 거절할 수 있는 분명한 법적 장치를 세웠고 또 이것을 법대로 집행하고 있는 현실이다. 적어도 이 점 하나는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

-노무현 정권 입장에서 보면, 집권 초기부터 보수 언론이나 보수 세력이 도와주지 않고 흔들고, 맥락은 잡지 않고 말의 일부 표현만 공격하고 그래서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고 할 수도 있다. 이런 평가는 어떻게 보나.

=그 부분에서는 지혜롭게 비약적 방법으로 대응했어야 했는데 그 점이 한계인 것 같다. 일문일답식으로 대처할 것이 아니라 묵묵히 옳은 것을 일관되게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70~80년대 때에 우리는 독재 타파를 외치며 인권회복과 민주화를 위해 옳은 일을 꾸준히 실천해왔다. 당시 독재정권과 이에 부역한 언론은 민주화의 노력과 과정을 폄훼하고 왜곡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에 개의치 않고 옳은 일을 꾸준히 실천했다. 아브라함 링컨의 ‘일부를 잠시는 속일 수 있지만, 모두를 영원히 속일 수 없다’는 말과 같은 확신을 갖고 일관된 정책으로 꾸준히 했으면 좋았을 텐데 너무 부분적으로 대응하다보니 오히려 큰 것을 상실한 것 같아 아쉽다.

-비판에 너무 즉자적으로 대응하다 보니 그랬다는 뜻인가?

=토인비를 생각해보자. 토인비는 경비행기를 타고 높이 하늘을 나르면서 산맥 좌우에 펼쳐진 모습에 암시를 받아 그해 대작 <역사의 연구>를 집필했다. 높이 올라서면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한 드골에게서도 배워야 한다. 1950년대 초 프랑스가 혼란스러울 때 드골이 등장했다. 언론은 드골의 자세 또는 드골의 이념에 대해 질문했다. ‘당신은 우파요?’, 그는 ‘아니요’라고 대답했다. 그러면 ‘당신은 좌파요’ 라는 질문에 그는 ‘아니, 내가 좌파라니? 말도 안되는 소리요!’ 하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장군은 중도이군요’ 그래도 드골은 ‘중도라고요? 내가 어떻게 중도요’라고 대답했다 이에 기자들은 ‘우도 아니고 좌도 아니고 중도도 아니라면 도대체 당신의 정치적 지향은 무엇이요’ 라고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드골은 묵묵히 있다가 한마디로 대답했다. ‘나는 모든 것 위에 있소(Je suis sur tous). 좌, 우, 중도를 다 초월해 있소’ 이것이 드골의 정치적 선언의 매력이었다. 노 대통령도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모든 것을 뛰어넘을 수 있는 초월적 정치적 감각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대선이 1년도 안 남았다. 지금 분위기론 한나라당의 집권이 유력한 상황이다. 진보적 시민·사회단체들이 힘을 모아 정계개편에 도움을 주고, 보수 세력의 집권을 막기 위해 새롭게 질서를 짜자는 얘기를 한다. 이런 움직임을 어떻게 보나?

=늘 깨어 있는 분들이 역사의 물줄기를 바로잡으니까 고맙다. 역사를 고민하고 깨어있는 분들의 고민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그러면서 나도 새해를 맞이해 교우들과 함께 개인과 가정, 나라와 세계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데, 크게 기도의 지향으로 3개를 설정했다. 첫째가 교회 공동체의 선교, 두 번째는 공동체 구성원 개인과 가정, 부모, 형제자매, 청소년들의 신앙 함양, 세 번째는 사회적 측면에서 나라와 민족, 세계를 위해서인데…. 나는 기도를 올릴 때, ‘87년 6월 항쟁 20주년의 삶과 정신이 체화, 재현될 수 있도록, 그런 정신으로 새로운 사회를 열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올 연말 대선에서 누구든지 우리 중의 한 사람이 대통령 될 것이다. 누구나 대통령이 될 수 있고, 특히 정치인들 가운데서 대통령이 될 터인데 우리는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기준은 정말 공동체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분,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지신 분, 특히 순국선열에 대한 이해, 친일 잔재 청산의식, 과거 인권을 탄압하고 민주주의를 짓밟았던 독재세력과의 분명한 단절, 3·1 정신, 4·19 정신, 독재를 극복한 6·10 항쟁 정신을 계승하는 분이 되었으면 한다. 6·10 민주항쟁 국가기념일 제정을 위한 공청회 때도 한 국회의원이 제시한 기준도 바로 이것이었다. ‘앞으로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이 6월 항쟁 정신을 제대로 수렴하고, 그 정신으로 살고, 그 정신으로 미래 이끌겠다는 분이어야 된다’고. 바로 이것이 대통령이 될 후보자로서의 조건이고 선택의 조건이다. 나라를 위해 일제 때 싸웠던 삶, 4·19 혁명의 민주주의 정신, 6·10민주항쟁과 남북을 화해와 일치로 이끄는 6·15 공동 선언의 정신과 가치를 지닌 분 중 한 분이 대통령 후보로 나오고, 그런 분을 대통령으로 뽑아야 하지 않을까, 이것이 시대의 명령이라고 생각한다.

-시민·사회단체들의 정치세력화가 필요하다는 뜻인가?

=그 분들이 이미 시작했으니까.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역사를 볼 때 먼저 시대를 감지하고 깨어있는 분들이 그런 식으로 물줄기를 틔웠다는 것에 공감하면서 긍정적으로 본다.

-최근 뉴라이트와 보수 세력이 결집하고 목소리를 낸다. 뉴라이트는 건전 보수이고 좌우의 균형을 맞춰주는 역할을 한다고 보나, 아니면 수구가 외피만 바꿔 쓴 것이라고 보나. 어느 쪽이라고 생각하시나?

=비유적으로 말하면, ‘새로운’ 단어가 들어간 것은 참 좋다. 일종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고 패러다임의 변화이기에 그런 부분을 평가하고 싶다. 고정된 틀은 죽음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런데 새 것도 따지고 보면 새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역사적 큰 관점에서 볼 때에 그렇다. 때문에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것만을 찾지 말고,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것은 종교적으로는 신앙, 인문학적 표현으론 정신세계의 가치이다. 그런 정신적 가치를 지향했으면 한다. 그런데 뉴라이트의 생각은 가시적 현상에만 매몰된 것 같다. 결국 자본 쪽에 치중하는 것이 뉴라이트 운동의 특성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즉 뉴라이트 운동은 자동차, 기계문명, 자본을 우선하는 부류라고 생각한다. 물론 자본도 중요하고 필요하다. 그러나 인간이 더욱 중요하고 우선하는 가치다. 뉴라이트와 대비되는 진보개혁 평화세력의 운동은 인간 중심, 인간이 주체가 되고 과정이 되고 목적이 되는 것을 지향한다. 뉴라이트 운동을 펼치는 사람들이 이 부분의 가치를 놓쳤다면 그 부분을 생각하고 꼭 보완하기를 바란다.

뉴라이트 운동이 결집되게 된 것도 사실 깊이 생각해보면 평화개혁 세력운동이 그 근원이라고 추정된다. 사실 그분들이 누리고 있는 표현의 자유도 독재를 타파하고 인권과 민주주의를 외쳤던 진보개혁평화세력의 덕분임을 꼭 기억해야 한다. 역사의식과 함께 건강한 민족의식과 일관된 가치를 지녔으면 한다. 새로운 주장에 앞서 유신과 군부독재시대 때에 누구와 함께 어디서 무엇을 했는가를 진지하게 돌아보았으면 한다.

-진보 진영은 국민적 지지도 많고 국민의 뜻을 담아내는 행동을 많이 했지만, 요즘은 민주노총, 전교조 등에 대한 비판도 많다. 시간이 오래 흐르다 보니 조직 이기주의에 빠진 것 아니냐는 비판도 많다.

=겸허하게 인정하며 공감한다. 이 점에 대해 우리는 더욱 깊이 함께 반성해야 한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나는 인간학적 성찰을 늘 제시한다. 인간은 존재론적으로 분열적이며 이기적이고 죄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인간은 늘 자기중심적 삶을 지향하고 있다. 이것을 신학에서는 원죄 성향이라고 부른다. 인격 완성과 종교적 원리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의 이기심을 깨는 일이다. 인간의 모든 기본 교육이 바로 절제와 자제에서 시작하고 이것이 모든 종교의 첫 과정이기도 하다. 자기와의 싸움 곧 극기가 수양과 교육의 첫 과정이다. 그런데 개인적 차원에서 또는 조직적 차원에서 이러한 극기와 희생정신이 매우 결여되었다. 이것은 오늘날 우리가 걱정하고 있는 인문학의 위기와도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스승들은 제자들을 가르칠 때에 먼저 사람이 되라고 한다. 이 말은 ‘사람이라고 다 같은 사람이냐 사람답게 살아야지 참 사람이지’ 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사람이란 같은 단어가 지니고 있는 두가지 의미를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는 기본적 인간관을 지녀야 한다. 사실 나라를 빼앗긴 일제 치하에서 독립투사들도 만주에서, 상해에서, 외국에서 서로 갈라져 있었다. 나라를 찾고자 한 일념을 같았지만 그것을 실현키 위한 방법이 달랐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는 70년대 독재타파를 위해 노력했던 민주세력들 간의 이견이 있음을 발견하고 의아해 한적이 있었다. 또한 80년대 중반에 통일운동을 논의할 때에도 동지들간에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이때 나는 그리스도교의 원죄론과 인간이 지니고 있는 이기심을 기초로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민주화와 인권을 이야기하기 전에, 통일을 이야기하기 전에 우리는 먼저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자기를 이기고 절제하는 극기의 자세가 필연적 덕목임을 강조했다. 자기반성, 자기절제, 양보할 수 있는 미덕, 남에 대한 배려, 공동선을 위해 양보할 수 있는 결단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사람이 모인 공동체에서 공동의 가치를 실현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민주세력 특히 진보세력들에게 87년 이후 이 부분에 대한 인식이 너무나도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노조 간부들은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70년대 노동운동가들은 상상할 수 없는 박해와 억압 속에서 인간다운 삶을 지향하며 공동선을 위해 헌신해 왔다. 그런데 87년 이후 대기업의 노조간부들은 사실상 권력화 되었다는 지적이 많다. 이 점을 깊이 마음에 되새기고 반성해야 한다. 노조보다 노조의 이익보다 더 큰 가치가 존재한다. 노동자 전체의 권익, 민족공동체의 권익을 위하여 때로는 개인과 단위 노조의 권리를 양보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대화와 여백의 자리이다. 사람은 무슨 일을 행할 때 온 힘을 쏟지만 그래도 다음에 더 할 수 있는 여백과 여유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이것이 양보심과도 연계된다. 여백과 여유가 없이 한 목적에만 매몰되다 보면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집단이기주의로 평가받게 된다. 70년대 살벌했던 때에 서로 양보하며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던 문익환 목사님은 ‘최선은 아니지만 최선이 불가능할 땐 차선을 선택하는 지혜 그것이 바로 용기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우리는 최선이 아니면 결코 선택하지 않고 차선을 선택하는 지혜를 용기 없는 것이라 잘못 판단하기도 한다. 차선을 선택하는 지혜와 용기를 지녀야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것은 또한 현 정부와 정치권 모두에게도 적용하고 싶은 말이다.

-노무현 대통령과는 언제부터 개인적 인연을 맺어 오셨나?

=개인적 인연은 5년 전 대통령 후보 때 만나 도움을 주고 격려한 때부터다. 그 전에 1982년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의 문부식 구속사건 때 이돈명 변호사 등이 주변호사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당시 부산 현지 변호사 중 한 분으로 모임에서 만났을 뿐 개인적인 친분은 없었다. 다만 각자 자리에서 민주주의를 지향했으므로 동질감을 갖고, 송기인 신부님을 통해 많은 소식 듣게 되었다. 넓은 의미에서 민주화를 위한 연대적 동지인 셈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다음엔 몇 번이나 만나셨나.

=글쎄, 공식적으로 6·10항쟁 등 기념과 관련된 인사들과 함께 서너 차례 함께했다. 여럿이 (청와대에) 함께 갔다.

-어떤 이야기를 노 대통령에게 하셨나?

=대통령에 대한 기본적 예의를 지켜야 하니 원론적 의견을 제시할 정도일 뿐이다. 다만 대통령은 많은 정보를 갖고 있기에 우리가 개인적으로 만나 직언을 하고 싶지만 대통령의 일정과 성품상 쉽지 않다.

한 두어 번 직언한 적이 있었는데, 대통령이 모든 문제를 앞에 서서 언급하기 보다는 대통령을 위해 그리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칠 참모가 있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또 많은 사람들로부터 노 대통령의 인사정책이 지나치게 편향적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 비서진들에게도 이 사실을 전하며 직언한 적이 있다.

-그런 지적에 (노 대통령은) 뭐라고 하셨나?

=개별적 사안에 대해 일일이 대답하지는 않는다. 우리의 애정과 직언에 참 뜻을 이해하고 실천하기를 바랄 뿐이다.

-신부님 얘기엔 ‘노무현 대통령이 잘됐으면 좋겠다’는 뜻이 강하다. 신부님을 노 정권과 친한 분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웃음)

=그렇게 분류가 됐더라.(웃음) 그러나 나는 ‘친노’는 아니다. 나는 어떤 개인에 대한 지지나 특정 정권에 대해 지지를 보내는 것이 아니다. 이 시대에 우리가 지켜내야 하고 지향해 나가야 할 시대적 가치들을 구현해 나가려고 하는 세력을 지지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노무현 정권 지난 4년 동안의 여러 문제들은 이 시대가 발전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잘 해야 나라와 국민모두가 행복하지 않겠나?(웃음) 저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당하게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고 역사가 아름답게 진전되기를 바랄 뿐이다

-최근에는 노 대통령과 언제 만나셨나.

=지난해 6월, 6·10항쟁기념 공식모임에서 만났다. (함 신부는 인터뷰 이후인 1월19일 6월항쟁 관계자들과 함께 청와대에서 노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했다.)

정리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함세웅 신부는 누구? = 함세웅 천주교 제기동성당 주임신부는 1974년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지학순 주교가 납치·구속된 뒤, 뜻을 함께 하는 신부들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을 결성했다. 이후 정의구현사제단 활동을 통해, 인혁당 조작사건을 알린 시인 김지하씨의 양심선언을 공개(1975년)하고 광주민중항쟁 진상을 발표(1980년)하는 등 1970~80년대 민주화 운동의 고비고비마다 주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1987년 박종철씨 고문치사 뒤 이 사건이 은폐 조작됐다는 사실을 처음 폭로했고, 이것이 그해 6·10 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1976년 ‘명동성당 3·1절 기념 미사사건’으로 투옥되는 등 두차례 옥고를 치렀다. 현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과 ‘6월 민주항쟁 20년사업 추진위원회’ 상임 공동대표를 함께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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