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이 순간] 저 바닷속에서 석달…어여쁜 주인 잃은 머리빗

등록 2014-07-17 18:31

세월호에서 나온 유류품

녹슨 빗살 하나하나가
너희들인 것 같아
가슴이 내려앉는다

세월이 이렇게 흘렀단 말인가. 단원고 아이들이 우리 곁을 떠난 지 석 달을 넘겼다. 24일이면 100일을 맞이하게 된다. 아직도 11명은 깊은 바닷속에 잠들어 있다. 정치권은 세월호 참사를 성역 없이 조사하기 위한 ‘세월호 특별법’을 만들기로 약속했으나 서로 샅바싸움만 할 뿐 아직까지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 법정에 선 선장과 선원, 그리고 관련 기관들은 자신들은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가 3개월치 폐회로티브이 화면이 담긴 하드디스크를 삭제하는 등 진실을 은폐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통탄할 일이다.

아이들은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갔지만, 머리빗과 손거울 등 그들이 침몰한 세월호에 남긴 물건들이 되돌아와 참혹했던 순간을 증언하고 있다. 늘 제 모습을 비췄을 거울 속에 아이의 얼굴은 없다. 깊은 바닷속에서 석 달 동안 짠물에 찌든 머리빗에는 검붉은 녹이 슬었다. 빗살 하나하나가 울부짖으며 숨져간 아이들 같고, 지금까지 바닷속에 있을 아이들의 모습이 이럴 것 같아 가슴이 내려앉는다. ‘세월호를 잊지 말라’, ‘진상규명을 제대로 해달라’는 아이들의 한 서린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사진 속 유품들은 지난 3일 오후 6시 바닷속 세월호 4층 중앙 우현 B-28구역에서 교복 치마, 슬리퍼 왼쪽, 수건 등과 함께 발견된 유류품의 일부다.)

진도/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국군의 날’ 임시공휴일 지정에 뜨뜻미지근한 민심…왜? 1.

‘국군의 날’ 임시공휴일 지정에 뜨뜻미지근한 민심…왜?

“정몽규 축협회장 스스로 거취 결정하는 게”… 유인촌 퇴진 압박 2.

“정몽규 축협회장 스스로 거취 결정하는 게”… 유인촌 퇴진 압박

[단독] “이승만 건설, 박정희 도약, 전두환 선진국”…서대문구, 뉴라이트 강좌 채비 3.

[단독] “이승만 건설, 박정희 도약, 전두환 선진국”…서대문구, 뉴라이트 강좌 채비

72살 친구 셋, 요양원 대신 한집에 모여 살기…가장 좋은 점은 4.

72살 친구 셋, 요양원 대신 한집에 모여 살기…가장 좋은 점은

“육아휴직 쓸 거냐” 정규직 전환 면접 때 묻더라고요…으, 짜증! 5.

“육아휴직 쓸 거냐” 정규직 전환 면접 때 묻더라고요…으, 짜증!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