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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삼성 못잖은 사망자 발생 충격…하청업체도 위험한 환경”

등록 2014-08-03 20:39수정 2014-08-04 11:33

지난 1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에스케이(SK)하이닉스 본사 정문 앞에서 사원들이 통근버스를 타고 있다. 이천/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지난 1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에스케이(SK)하이닉스 본사 정문 앞에서 사원들이 통근버스를 타고 있다. 이천/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현장 노동자들 불안감 고조

형식적 안전교육 불안감 한몫
“종이 나눠주고 사인하면 끝”
작년초 방독면…그나마 일반용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양대 반도체 업체인 하이닉스에서도 백혈병 등 림프조혈기계 질환 사망·발병자가 삼성 못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는 <한겨레> 보도 이후, 하이닉스 노동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 관련기사 : ‘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 1995~2007년 사망·발병률 삼성보다 높아

에스케이(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공장에서 일하는 한 노동자는 3일 “삼성과 비교할 때 결코 적지 않은 사람들이 백혈병과 같은 질병으로 숨졌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삼성처럼 회사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협력업체의 한 노동자는 “우리도 같은 공장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기사를 보고 걱정이 됐다”면서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도 위험한 환경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박태석 에스케이하이닉스 이천공장 노조 위원장은 “보도 이후 회사 쪽에 림프조혈기계 질환을 앓고 있는 직원들에 대한 노사 공동 대책을 마련하자고 제안한 상태”라며 “업무상 질병인지는 따져봐야겠지만, 노조가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천공장에서는 지난달에만 두차례의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탓에 가뜩이나 불안감이 높아진 상태였다. 지난달 3일 전기설비를 예방정비하던 노동자가 2만2900V의 고압전류에 화상을 입은 사고가 일어났고, 이틀 만인 5일에는 스크러버(유해가스 배출 정화장치)에 연결된 배관에서 유해가스가 누출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41명의 생산라인 노동자들이 병원으로 후송되는 등 큰 소동을 빚었다. 한 노동자는 “현장 근무자들이 줄곧 화재 위험성을 제기했는데 회사는 들은 척도 안했다”며 “회사는 생산물량을 맞추는 데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 말했다.

회사가 시행하고 있는 안전교육에 대한 불신도 노동자들의 불안감에 한몫을 하고 있다. 회사 쪽은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화학물질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특히 유해 화학물질을 직접 취급하는 임직원들에게는 별도의 심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 여성 오퍼레이터는 “화학물질에 대한 교육은 이뤄지는데 솔직히 형식적인 것 같다. 그냥 종이 나눠주고 사인하면 그걸로 끝이다”라며 “이 물질이 뭐고 이게 어떤 유해성이 있다는 걸 알려주면 사실 누가 일하려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안전 장비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방정비를 담당하는 한 협력업체 노동자는 “고장난 스크러버를 정비할 때 엄청난 유해가스에 그대로 노출되는데 회사에서 방독면을 지급한 것이 지난해 초부터다. 그마저도 공장에서 사용되는 유해물질을 걸러줄 수 있는 게 아니라 일반적인 방독면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회사 쪽은 “2011년 4월부터 방독면 착용을 의무화했고, 2012년부터는 공기를 주입해주는 송기마스크로 전환해 더욱 안전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또 다른 노동자는 “내가 일하는 라인에서 송기마스크를 본 적이 없다”며 “한두 개 갖다 놓고 지급됐다고 하면 말이 되냐”고 반박했다.

이천/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관련기사]

▷ 유해물질 경보 월평균 52회…삼성의 17배
▷ 삼성-반올림 협상은?
▷ [단독] ‘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
▷ 1995~2007년 사망·발병률 삼성보다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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