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1억1000만원 받고 도나도나 사건 변론
몰래 변론 의혹 제기됐으나 2013년 7월 선임계 제출
전관 변호사들이 도나도나 사건 잇따라 맡아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유사수신 혐의를 받은 ‘도나도나 사건’에 홍만표 변호사의 뒤를 이어 변론을 맡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도나도나’는 양돈 위탁 사업 명목으로 1700여명의 투자자로부터 2400억원대 투자금을 모은 뒤 돈을 제대로 돌려주지 못해 유사수신행위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회사로 전관 변호사들이 잇따라 변론을 맡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우 수석은 2013년 7월 양돈업체 ‘도나도나’의 최아무개 대표 사건을 맡았다. 우 수석은 2013년 4월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하자 사표를 낸 뒤 변호사 개업을 한 상태였다. 최씨는 직접 우 수석을 찾아가 사건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이미 이 사건 변호를 맡은 김영한 전 민정수석이 우 수석과 함께 사건을 맡는 것에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최씨는 “우 수석은 결국 2014년 4월쯤 이 사건을 맡았고, 사건 수임 대가로 1억여원을 받았다. 하지만 사건을 맡은 지 한달여 만에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발탁됐다. 이후 연락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우 수석은 2013년 7월11일 검찰에 선임계를 제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09년 위탁 양돈업을 시작한 도나도나는 투자자들에게 계좌당 500만~600만원을 받고 어미 돼지를 분양해 다달이 일정한 수익금을 돌려주는 사업을 했다. 그러나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자 나중에 받은 투자금으로 앞선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등 ‘돌려막기’를 하다 2400억대 유사수신행위 위반 혐의로 2013년 11월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도나도나 사건에는 쟁쟁한 전관 변호사들이 붙어 변호를 맡았다. 애초 도나도나 사건은 홍만표 변호사가 대검 수사기획관 퇴직 직후인 2011년 8월부터 2013년 초까지 도나도나의 여러 사건을 맡아 5억23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2013년 4월 돌연 사임계를 제출했다. 최씨는 “홍 변호사가 상의 없이 먼저 사임계를 제출해 그 뒤 김영한 변호사를 선임하게 됐다. 김 변호사에겐 석달 동안 4억원을 줬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2012년 7월 대검 강력부장으로 퇴직했다. 김 변호사는 “당시 로펌(바른) 소속이었고, 로펌이 돈을 받았다. 변호사 7~8명이 함께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듬해 6월 청와대 민정수석에 임명됐으나 7개월 만에 사임했다.
2013년 4월 법무연수원장직에서 퇴직한 노환균 변호사가 뒤를 이었다. 최씨는 2013년 11월 불구속 기소됐다. 노 변호사는 “태평양 고문으로 들어갔다가 사건을 함께 봐달라고 해 후배들과 함께 의견을 검토해준 정도”라고 말했다. 노 변호사는 도나도나로부터 받은 금액을 밝히지 않았다. <한겨레>는 우 수석 쪽 입장을 듣기 위해 청와대 대변인실을 통해 확인을 요청했으나 “개인에 대한 내용이라서 확인해주긴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도나도나 최 대표는 지난해 8월 2심 재판에서 횡령 혐의만 인정돼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검찰은 상고했고 현재 대법원 판단을 남겨놓고 있다.
서영지 최현준 기자 yj@hani.co.kr[디스팩트 시즌3#12_넥슨 특혜? '리틀 김기춘' 우병우 집중 분석]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