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회사 임직원은 부인 1명뿐
차량유지비 매년 700만원대
리스 등 임차료 작년 5040만원
“우 변호사 개업 하기 전에도
제네시스 타고 다녀” 동료 증언도
차량유지비 매년 700만원대
리스 등 임차료 작년 5040만원
“우 변호사 개업 하기 전에도
제네시스 타고 다녀” 동료 증언도
재산신고 대상이 된 이후 줄곧 자신과 가족 소유 차량이 없다고 신고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검사 시절 제네시스를 몰고 다녔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에 제네시스를 포함한 2대의 차량을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 수석 일가는 ‘가족 회사’인 ㈜정강 소유의 법인 차량을 사적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받고 있어 그의 차량 사용을 둘러싼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다.
25일 <한겨레> 취재 결과, 우 수석은 현재 살고 있는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에 제네시스와 외제차 1대 등 모두 2대의 차량을 등록해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대는 ‘소유’로, 다른 한 대는 ‘리스’로 등록돼 있고, 외제차는 우 수석의 부인이 주로 타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 수석은 청와대로 출퇴근할 때는 청와대 관용차인 쏘나타를 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 수석과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는 법조인들은 그가 검사 시절 차를 직접 몰고 다녔고, 변호사 개업을 앞두고는 제네시스를 타고 다녔다고 증언한다. 한 전직 검찰 간부는 “당시 우 수석이 몰고 다니던 제네시스를 얻어 탄 적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 수석은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발탁된 2014년 8월 재산신고 때부터 올해까지 줄곧 차량을 갖고 있지 않다고 신고했다. 고위공직자 가운데 가장 많은 400억대의 재산을 신고한 그가 차량을 한 대도 신고하지 않은 것을 두고 의문이 제기돼왔다. 검찰 안팎에선 우 수석(20%)과 그의 아내 이아무개(50%)씨, 그리고 세 명의 자녀(각 10%)가 100%의 지분을 소유한 ㈜정강 소유의 법인 차량을 개인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정강의 2015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는 차량을 따로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차량 유지비’로 2015년 782만원, 2014년 702만원을 썼다. 또 리스 차량 등 임대 물품에 쓴 비용을 나타내는 ‘지급임차료’는 2015년 5040만원, 2014년 2948만원을 썼다. 이 회사는 직원 급여 명목으로 지출된 돈은 전혀 없고, 대표이사만 우 수석의 아내로 돼 있을 뿐이다. 단 한 명의 임직원이 사용한 것으로 보기에는 차량 관련 비용이 너무 많아 정강의 법인 차량을 우 수석 일가가 사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법인 재산을 법인 용도가 아닌 다른 용도로 썼다면 명백하게 횡령·배임에 해당한다. 검찰 수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회계사는 “법인 명의의 리스 차량을 사적으로 타는 것은 절세 등을 위해 흔히 쓰는 수법이다. 법적으로는 횡령 등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회사 소유 재산과 개인 재산을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는 것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 최근 ‘정운호 게이트’와 관련해 구속된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도 본인 소유 회사에서 일하지 않은 딸들에게 약 40억원의 급여를 부당 지급한 것에 횡령 혐의가 적용됐다.
<한겨레>는 이날 우 수석의 해명을 듣기 위해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최현준 박수지 이재욱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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