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병우 쪽, 차명 의혹 규명 자료 기한 내 제출 안 해…차명 땅 인정하나

경기도 화성시 기흥컨트리클럽 안팎에 차명 부동산 보유 의혹을 사고 있는 우병우 민정수석의 처가가 화성시의 해명 요청에 최종시한까지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이를 두고 우 수석 쪽이 차명 부동산 보유 의혹을 제대로 해명할 수 없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우 수석은 배우자 재산 신고를 허위로 신고한 것으로 드러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형사처벌된다.

화성시는 이날 “18일까지 (우 수석 처가가 최대주주로 있는) 삼남개발과 명의를 빌려줬다고 의심받는 이아무개씨에게 부동산실명제법을 위반해 명의신탁을 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자료를 요구했지만 답이 없었다. 특히 삼남개발은 공문을 확인하고도 답변을 보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씨(61)는 화성시가 보낸 등기를 받지 않아 부재중으로 우편이 반송된 상태다.

화성시가 이들에게 해명을 요구한 자료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이씨가 소유하고 있는 화성시 동탄면 신리 148번지의 일부 소유권을 두고 송아무개(57)씨와 소송을 벌일 때 삼남개발이 어떤 경위로 ‘보조참가인’으로 이름을 올렸는지 소명을 하라는 것이다. 보조참가인은 소송 대상 부동산의 실제 소유주이거나 곧 소유권을 확보할 것이라는 사실이 법원에서 인정받은 사실상의 소송 당사자다. 이는 삼남개발이 이씨 소유 땅의 실제 소유주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주요 증거다. 삼남개발은 우 수석 쪽이 경영권을 장악한 회사다.

시는 또 삼남개발이 이씨가 소유한 땅에 근저당을 설정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삼남개발은 1996년부터 지금까지 이씨 소유 땅(화성시 동탄면 신리 3번지)에 대해 1500만원의 근저당을 걸어두고 있다. 이씨는 2009년 9월 동탄2신도시 부지로 토지공사에 130-1, 2, 4번지 등 3필지를 매각하고, 우 수석 처가에 동탄면 중리 292, 293번지 등 2필지를 매각해 적어도 받은 돈이 10억원이 넘는데도 20년 동안 근저당을 해제하지 않았다. 화성시는 이씨에게 당시 토지를 구매할 때 작성한 계약서와 거래 대금 내역을 추가적으로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시는 우 수석 쪽과 이씨를 경찰에 수사의뢰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우 수석 쪽의 차명 부동산 의혹은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면 금방 밝혀낼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당사자가 해명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떳떳하지 못하다는 얘기다. 우 수석이 차명 땅인 줄 알면서도 적극적 의도를 갖고 재산신고를 누락해 공직자윤리위원회를 속였다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위반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