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농민 유족·투쟁본부 반발에 철수…경찰 “다시 검토”
“경찰이 유족 만나려는 건 집행 명분쌓기 위한 꼼수”
“경찰이 유족 만나려는 건 집행 명분쌓기 위한 꼼수”
경찰이 백남기 농민 유족들의 반발로 부검영장 집행을 하지 못하고 서울대병원에서 철수했다.
종로경찰서 홍성완 서장은 23일 서울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백 농민에 대한 부검영장 집행을 하지 않고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홍 서장은 “유족들을 만나서 (영장) 집행을 하려고 했지만, (유족이) 오늘은 만나지 않겠다는 의사를 언론을 통해서 밝혔다고 전달받았다”며 “그 뜻을 존중해서 영장집행을 하지 않고 철수하겠다”고 말했다. 다시 영장을 집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다시 검토해보도록 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백남기 투쟁본부와 유족은 경찰이 가족과의 만남을 시도하는 것에 대해 ‘영장 집행을 위한 명분 쌓기’라고 비판했다. 백남기 투쟁본부는 홍 서장이 ‘영장집행을 하지 않고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부검영장 집행에 응할 수 없다는 의사를 다시 한 번 밝혔다. 백남기씨의 큰 딸 도라지씨는 “저희가 만나기만 해도 가족과 협의했다고 명분을 쌓고 부검 강제집행하려는 꼼수인 것을 잘 알고 있다. 절대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씨는 “저희가 선임한 법률대리인을 만나는 것이나 저희 가족을 만나는 것이나 모두 똑같다. 그러니 더이상 가족을 괴롭히지 말라”고 덧붙였다. 고한솔 박수진 기자 sol@hani.co.kr
홍완선 서울 종로경찰서장이 이정일 변호사등 백남기 대책위 관계자들에게 영장집행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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