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가땅 거래 의혹 석달만에
‘최순실 파문’ 쓸려 경질
수사 변화 계기 될지 촉각
검찰 요직에 자기 사람
낙관할 수 없다는 전망도
‘최순실 파문’ 쓸려 경질
수사 변화 계기 될지 촉각
검찰 요직에 자기 사람
낙관할 수 없다는 전망도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30일 결국 경질됐다. 처가의 강남땅 특혜 거래 의혹이 제기된 지 석달여 만이다. 우 전 수석 의혹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의 수사가 탄력을 받을지 관심이 모인다.
2011년 우 전 수석 쪽 처가가 서울 역삼동 땅을 넥슨에 1300여억원에 팔았고, 해당 거래로 우 전 수석 쪽은 이득을, 넥슨 쪽은 손해를 봤다는 의혹이 7월 중순 제기됐다. 진경준 전 검사장이 거간꾼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함께 나왔다. 이후 우 전 수석 가족들의 회삿돈 횡령 의혹과 우 전 수석 처가의 차명 땅 보유 의혹, 의경인 우 전 수석 아들의 특혜 보직 의혹 등 각종 의혹이 쏟아졌다.
수사에 걸림돌이던 우 전 수석이 경질되면서 검찰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검찰은 지난 8월말 윤갑근 대구고검장을 특별수사팀장으로 임명해 우 전 수석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에 나섰지만, 두달여가 지난 현재까지 별다른 수사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우 전 수석이 사정 라인을 담당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직을 유지하는 한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우 전 수석 아들이나 부인은 검찰의 수차례 소환 요청에도 응하지 않고 있고, 최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는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 내용이 법무부를 거쳐 청와대에 보고되는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수사가 탄력을 받을지 낙관할 수 없다는 전망도 있다. 우 전 수석이 2014년 5월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된 뒤 검찰 인사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끼치면서 이른바 ‘우병우 라인’을 굳건하게 심어놨고, 이들이 건재하는 한 우 전 수석 수사도 크게 바뀌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다. 실제 우 전 수석은 지난해와 올해 2년 동안 검찰 고위직 인사 검증을 담당하면서, 서울중앙지검과 대검찰청, 법무부 등의 핵심 요직에 꾸준히 자기 사람을 심어왔다. 검찰은 수사 도중 “강남땅 거래가 자유로운 사적 거래로 보인다”는 내용의 면죄부성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우 전 수석의 경질과 별개로,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씨 국정개입 의혹으로 정치력을 상실하고 있는 상황 자체가 우 전 수석 수사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검찰은 최순실씨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에 대한 직접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2년여 동안 민정비서관·민정수석을 맡은 우 전 수석 역시 최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방기한 책임이 제기되고 있다. “우병우 수석이 최순실씨 추천으로 청와대에 들어갔다”(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는 얘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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