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지구가 멸망해 버렸으면 좋겠어.”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9일 아무 일도 손에 안 잡힌다는 직장인 이아무개(32)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씨는 “더욱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고 되뇌며 하루를 보냈다고 합니다. 사상 최장기간 10일의 추석 연휴를 떠나보내는 직딩(직장인)들은 대체로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는데요.
하지만 너무 상심하지 마세요. 앞으로도 올해처럼 ‘임시공휴일’이 도와주면 2025년, 2028년, 2044년에도 10일 추석 연휴를 보낼 수 있답니다.
#단군님, 세종대왕님 2025년에도 도와주실 거죠?
“알려드립니다. 트친님들 다음 황금연휴는 8년 뒤인 2025년 10월입니다.”(트위터 아이디 @Sch****)
단군 할아버지와 세종대왕께서는 8년 뒤인 2025년 10월에 저희를 한 번 더 도와주십니다. 개천절인 10월3일(금요일)을 시작으로 해서 10일의 추석 연휴가 완성될 수 있습니다. 찬 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시기라는 뜻의 17번째 절기 ‘한로(10월8일)’가 10월5일(일요일)과 겹친 추석의 대체공휴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이튿날인 10월9일(목요일)은 한글날 휴무가 되겠습니다. 여기에 올해처럼 정부가 10월10일(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 올해와 꼭 같은 10일 연휴가 됩니다. 8년이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란 건 잘 아시죠? 군대를 네 번 갔다 오고, 대학을 두 번 졸업할 수 있는 정도밖에 안 되는 시간이랍니다.
#2017년처럼 9월30일부터 쉬는 2028년
2025년 연휴를 보내고 3년이 지나면 다시 한 번 10일 추석 연휴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2028년은 10월3일(화요일)에 추석과 개천절이 겹쳐 있어 올해와 마찬가지로 10월5일(목요일)이 개천절의 대체공휴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답니다. 여기에 정부가 10월6일(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주면 9월30일부터 10일간의 연휴가 완성됩니다. 일단 2025년까지만 기다리면 2028년은 금방 올 것 같죠?
#2044년, 2055년…
2028년 연휴를 보내고 나면 자그마치 16년을 기다려야 황금 연휴 기회가 온답니다. 2044년에 10일 추석 연휴가 완성되려면 한글날이 대체공휴일로 인정돼야 한다는 변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글날이 대체공휴일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정부가 10월7일(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주면 9일의 추석 연휴를 누릴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11년이 지나 2055년에도 10일 추석 연휴를 바라볼 수 있는데요. 기사를 읽는 독자분들과 제가 그때까지 피고용인 신분을 유지할지는 잘 모르겠네요.
이상 앞으로의 추석 연휴 전망을 살펴봤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현재겠죠. 아직 연휴가 끝나지 않았어요. 모쪼록 연휴의 마지막 밤 잘 보내고, 내일 아침 씩씩하게 일터로, 학교로 돌아갈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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