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지나온 유년의 기억을 풀어낸 고 박완서 작가의 글이다. 여든을 넘긴 나이라면 너나없이 고개를 주억거릴, 격동기의 삶에 새겨진 신산하고 굴곡진 무늬들이 글에 담겨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그때를 떠올릴 만큼 칩거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걸쇠로 굳게 잠긴, 지난 2월20일부터 사람들의 드나듦을 막은 탑골공원의 문. 이곳에서 소일거리 삼아 장기를 두고 서로의 안부도 묻던 그 많던 어르신은 다 어디로 갔을까.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