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투어 피어나던 개나리, 진달래들 진즉에 스러지고, 한 시인의 표현처럼 ‘3월과 4월의 꽃들이 떠나고’ 그 빈자리 채워주던 철쭉도 하나둘씩 꽃받침 드러낸다. 따사로운 햇볕과 부드러운 바람을 채 느껴볼 새도 없이, 봄날이 저물어 간다. 지난 1월20일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부터 예견된 일인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꽃 타령만 할 일은 아니다. 환자를 돌보다 4월26일 자신마저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 간호사 두 분. 그동안 치료를 마쳤거나 곧 마칠 거라고 한다. 몸 추스른 그이들 돌아갈 곳 다시 병상 곁이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참 다행이다.
고양/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