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의 이복현 부장검사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인 이 부장검사는 1998년 공인회계사, 2000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2002년 사법연수원을 32기로 수료했다. 그는 군산지청 소속이던 2006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차출돼 현대자동차 비자금과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수사에 참여하면서 특별수사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당시 대검 중수부장이 박영수 특별검사, 수사기획관이 채동욱 전 검찰총장, 중수1과 검사가 윤석열 총장이었다.
이 부장검사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윤 총장이 수사팀장을 맡은 이른바 ‘국정원 댓글 수사팀’에 파견돼 국정원의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했다. 당시 수사·공판 과정에서 법무부의 외압과 방해가 있었지만, 원세훈 국정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을 관철해 재판에 넘겼고 박형철 부팀장이 사직한 뒤에도 마지막까지 공소 유지를 담당해 원 전 원장 유죄를 끌어냈다.
그는 2016년 말 출범한 박영수 특검팀에도 파견돼 국정농단 주요 수사를 진행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구속했고, 특검 안에서 대다수 검사가 수사를 꺼렸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직접 조사해 2017년 2월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특검 활동 종료로 국정농단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2017년 4월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을 두 번째로 청구했지만 다시 기각됐고, 이 부장검사가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부부장검사 시절인 2017년 12월 우 전 수석 사건을 다시 맡아 세 번째 구속영장 청구 끝에 그를 구속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2018년 3월 뇌물수수·횡령 등 혐의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조사할 때 수사지원검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 부장검사가 이 부회장 관련 수사에 관여한 건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부장검사는 박영수 특검팀 파견 시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불공정 합병 의혹 등 이 부회장 수사에도 일부 관여했다. 당시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됐던 이 부회장은 2차 영장의 칼날을 피하지 못하고 2017년 2월 구속됐다.
이 부장검사는 지난해 8월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 부장검사로 부임하며 특수2부 부부장검사 때 진행하던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사건을 갖고 와 본격 수사에 나섰다. 그 뒤 특수부가 줄어들며 경제범죄형사부로 명칭이 바뀌었지만 이 부장검사와 수사팀은 그대로 남아 지금까지 삼성바이오 수사를 이어오고 있다.
김정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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