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젊은이의 죽음 앞에 바쳐진 12개의 숫자. 500여만 명의 시민이 독재타도와 직선제 쟁취를 외치며 거리로 뛰쳐나온 1987년 6월. 민주주의 실현을 열망하는 시민들에게 전두환 정권은 35만여 발의 최루탄을 무차별적으로 쏘았고. 그중 한 발이 연세대 정문 앞에서 시위 중이던 그를 쓰러트렸다. 그날이 6월9일. 한 달 남짓 사경을 헤매던 그는 7월5일 새벽 산소마스크를 쓴 채 세상을 떠났다. 7월9일 전국 곳곳에서 치러진 ‘애국열사 고 이한열 민주국민장’에는 160만여 명이 그의 짧은 삶과 비통한 죽음을 애도했다. 그때 그의 나이 22살. 우리들 각자의 삶은 어떤 숫자로 남을까. 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