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자산운용의 펀드 사기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이사 윤아무개씨(왼쪽)와 송아무개씨가 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모펀드 운용사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의 펀드 사기 의혹과 관련해 이 회사의 김재현 대표와 2대 주주 이아무개씨, 이사 윤아무개씨 등 핵심 피의자 3명이 7일 구속됐다.
이날 오전 김 대표 등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최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피의사실에 대한 소명자료가 갖춰져 있고, 사안이 중대하며, 펀드 환매 중단 사태 이후 보여준 대응 양상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가 있다”며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 오현철)는 지난 5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행위)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사문서위조 및 행사 등의 혐의로 김 대표와 2대 주주 이씨, 이사 윤씨와 송아무개씨 등 4명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최 부장판사는 송씨와 관련해선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경과, 피의자의 실질적인 지위와 역할, 가족 등 사회적 유대관계 등을 종합해 보면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 대표 등은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펀드자금을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기로 해놓고, 실제로는 서류를 위조해 대부업체와 부실기업 등에 투자한 혐의를 받는다. 옵티머스는 최근 전체 펀드 판매액 5355억원 중 1천억 원대 규모 펀드의 환매중단을 선언했다.
옵티머스는 2018년부터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엔에이치(NH) 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을 통해 판매했다. 한국도로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의 공사를 수주한 건설회사 등의 매출채권을 싼값에 사들여 연 3% 안팎의 이익을 내겠다는 계획을 내세웠지만, 펀드자금은 부동산개발업체와 대부업체 등 부실기업에 투자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달 24일과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옵티머스 본사 등 18곳을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옵티머스의 전·현직 임직원은 대부분 한양대 출신으로 현 정부 실세와 학맥·인맥으로 얽혀 있다는 의혹이 있다. 2018년 횡령 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국외로 나가 행방이 불분명한 이혁진 전 대표는 2012년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서울 서초갑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했다. 또 피의자 윤 이사의 아내인 이아무개 변호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일하다 지난달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 대표 등의 신병을 확보한 서울중앙지검은 조만간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을 전담하는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수사 인력을 확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옵티머스 사건이 서민 다수의 피해로 연결되는 금융범죄인 데다 정치권 로비 의혹이 불거진 만큼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전부 규명하겠다는 태도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현재 조사1부가 수사 중이고, 수사상 필요 때문에 인력 등을 수시로 지원하고 있으며, 향후 별도 수사팀이 구성되면 명칭과 인원 등을 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정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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