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코앞인데, 연휴 기간인 10월1일 서울을 출발하는 경부선 하행 케이티엑스(KTX) 기차표 좌석이 드문드문 남아 있다. 올해는 공급 좌석을 지난해보다 절반으로 줄였는데도 그렇다. 그동안 익숙했던 풍경은 이랬다. 예매일이면 온오프 창구마다 아침잠을 설친 사람들이 손과 발로 득표를 향해 돌진했다. 운동회 날 달리기 출발선에 엎드린 마음으로 초조히 예매 시작을 기다리는 것도 잠시, 순식간에 전 구간이 매진됐다는 알림에 안타까운 탄식이 기적 소리처럼 울려 퍼졌다. 1년에 두 번 명절 때마다 전쟁처럼 치르던, 기차표 구하려는 북새통이 사라진 추석. 해가 바뀌어 설날이 다가와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을 듯하다.
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