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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김대중-아웅산 수치 26년 전 주고받은 ‘미얀마 민주화’ 편지 공개

등록 2021-03-10 16:25수정 2021-03-10 16:30

김대중도서관 10일 공개
“아웅산 수치 심경 이해할 수 있는 자료”
1995년 1월 18일 아웅산 수치가 김대중에게 보낸 비밀 서신(김대중이 보낸 서신에 대한 답신). 김대중도서관제공
1995년 1월 18일 아웅산 수치가 김대중에게 보낸 비밀 서신(김대중이 보낸 서신에 대한 답신). 김대중도서관제공

‘전체주의 정권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어떻게 민주화 이행을 이룩할 수 있는가?’, ‘민주화 이행을 촉진시키거나 지연시키는 요인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완전히 전문화되고 비정치적인 군부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무엇인가?’ (1995년 1월 18일 아웅산 수치가 김대중에게 보낸 비밀 서신)

김대중 전 대통령과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미얀마 민주화를 주제로 1990년대 주고받은 편지가 10일 공개됐다.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은 이날 두 사람이 주고받은 편지 두 통을 공개하며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제적인 지원활동의 내용과 미얀마(버마) 민주화에 관한 아웅산 수치 고문의 고뇌가 담겨 있다”며 “현재 쿠데타 이후 연금당해 있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심경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대중도서관이 이날 공개한 사료는 1994년 12월13일 김 전 대통령이 아태민주지도자회의(FDL-AP) 공동의장 자격으로 수치 고문에게 보낸 편지와 이듬해 1월 수치 고문이 김 전 대통령에게 보낸 답장이다.

1994년 12월 13일 김대중이 아웅산 수치에게 보낸 서신. 김대중도서관 제공
1994년 12월 13일 김대중이 아웅산 수치에게 보낸 서신. 김대중도서관 제공

김 전 대통령은 편지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아웅산 수치의 헌신이 포럼에 참석한 모든 사람에게 깊은 영감을 줬다”며 수치 고문에게 아태민주지도자회의 명예고문 수락을 요청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수치 고문은 답장에 “미얀마가 오랜 기간 고립돼 있고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민주화를 이룩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심경을 전하고, 아태민주지도자회의의 명예고문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한 것에 대해 기쁜 마음으로 수락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대중도서관은 편지와 함께 김 전 대통령이 1994년 12월1일 열린 '아시아태평양민주지도자회의' 기조연설에서 미얀마 민주화를 지원하는 발언을 한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김 전 대통령은 “아시아 민주주의는 힘찬 전진의 모습을 보인다. 그 대표적인 예가 버마(미얀마 옛 이름) 국민들이 군사정권이 시행한 선거에서 75%의 압도적인 지지를 수치 여사의 버마 민족민주연맹에 보내준 사실이다”고 말했다.

김대중도서관은 “1990년대 중반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김 전 대통령의 국제적인 지원활동은 미얀마 민주화 문제의 국제적인 공론화에 크게 기여했다”며 “그런 점에서 한국은 광주항쟁을 경험했고 아시아의 대표적인 민주지도자인 김대중의 역사적 유산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미얀마 사태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 사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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