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판] 한 장의 다큐
거기는 시리고 어둡잖아요, 깊었던 물속만큼이나.
이슬 맺힌 눈으로 고개 들어 헤아리기엔, 그곳은 너무나 아득해요.
늘 반짝이지 않아도 돼요, 몸 기댈 데 없는 허공에서.
이제는 나와 함께 꽃이 되어요.
낮이면 햇볕 아래 바람과 함께 춤추고, 밤이면 달빛에 젖어 함께 잠들어요.
행여나 잊힐까 저어하지 말아요.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건 아니니까.
꽃잎 떨구고 나면 그리운 이들 가슴속에 깃들어요.
긴 겨울잠 기지개로 떨치며 불쑥 솟아나 다시 만날 때까지.
이제는 꽃이 되어요, 땅 위의 별들이 되어요.
보슬비에 씻은 머리 하늬바람에 말리며, 무리지어 피어나는 304송이 꽃별이 되어요. -세월호 참사 7주기를 보내며– 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