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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냉장고 파먹고, 홈 체육관 만들고…

등록 2021-09-23 04:59수정 2021-09-23 10:11

나는 이렇게 버텼다
윤소희씨가 백신 휴가 중에 만든 파스타. 윤소희 제공
윤소희씨가 백신 휴가 중에 만든 파스타. 윤소희 제공

코로나 감염이 의심돼 강제적으로 격리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재택근무 등으로 인해 반강제적 ‘격리 라이프’를 체험하고 있다. 답답하기 그지없는 집콕 라이프, 어떻게 견디고 있을까.

아이티(IT)업체에서 일하는 윤소희(41)씨는 ‘잔여 백신 알람’ 서비스를 이용해 백신을 일찍 맞은 축에 속한다.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백신 부작용의 우려보다 크다’는 것이 그의 의견. 서둘러 백신을 맞고 밀린 휴가까지 당긴 ‘집콕’ 기간의 목표는 ‘냉장고 파먹기’였다. 식재료에 대한 욕심이 많은 탓에 혼자 살면서도 이런저런 식재료를 냉동실에 넣어 두고 기억에서 잊기 일쑤였는데, 이번 휴가 땐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를 소진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냉동실에 들어 있던 토마토소스를 해동해서 파스타를 만들어 먹고, 유통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치즈를 꺼내 토마토 샐러드를 만들어 먹고, 냉동 만두를 구웠다. “배달 음식 일색이었던 식생활을 건강하게 바꾼 것이 이번 집콕의 가장 큰 소득”이라고 윤씨는 말했다. 늘 바쁘고 급한 일상 탓에 빠르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만 선호하다가 천천히 요리해서 먹는 즐거움을 알게 된 것은 덤. 그가 휴가 기간 중 가장 즐겨 사용한 식재료 중 하나가 토마토소스다. 냉동실에 얼려 두었던 토마토 페이스트를 녹인 뒤 토마토 한 알을 잘게 썰어 섞은 뒤 끓이기만 하면 라면보다도 간단한 초간편 토마토소스가 완성된다. 올리브유를 뿌리면 풍미가 훨씬 살아나지만, 없을 때는 제외해도 무방하다. 파스타 면을 삶은 뒤 소스를 부어 비비기만 하면 밖에서 사 먹는 파스타 맛과 얼추 비슷하다고. 조금 더 호사를 부리고 싶다면 피자를 시켜 먹고 남은 파르메산 치즈 가루를 뿌리거나, 모차렐라 치즈를 얹어 굽는 식으로 변형도 가능하다. 쌀밥 위에 얹어 먹거나, 달걀을 풀어 넣은 토마토 달걀 볶음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식재료로 토마토소스를 꼽는 이유다.

장시우씨의 ‘홈 체육관’. 장시우 제공
장시우씨의 ‘홈 체육관’. 장시우 제공

집콕 스트레스를 운동으로 푸는 이도 있다. 외식업 종사자 장시우(35)씨는 집 안에 ‘홈 체육관’을 차릴 정도의 운동 마니아다. 요가 매트와 폼 롤러는 물론, 태블릿 피시(PC)와 연동해 실제로 바깥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 같은 자전거 프로그램까지 제대로 구색을 갖췄다. “다른 이들과 부딪치지 않고 집 안에서 혼자 운동하는 것이 홈트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본인만의 속도로 여유롭게 운동을 하고 나면 몸도 마음도 상쾌해진다는 것.

회사 근처의 체육관이 길게 문을 닫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만든 홈 체육관이지만, 이제는 그 매력에 푹 빠졌다. 트레이닝 동영상을 텔레비전에 연결하면 실제로 트레이너에게 배우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그는 설명했다.

김동호씨가 직접 만든 막걸리. 김동호 제공
김동호씨가 직접 만든 막걸리. 김동호 제공

재택근무 기간이 늘어나면서 이색적인 취미 생활을 즐기는 이도 늘어나고 있다. 패션 회사에서 일하는 김동호(42)씨의 취미는 ‘홈 메이드 막걸리’ 만들기. 자타공인 타고난 애주가인 그에게 생긴 아주 특별한 취미다. 인터넷으로 산 ‘막걸리 키트’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그의 흥미를 끈 매력 포인트다. “누룩과 발효기, 멥쌀과 찹쌀까지 모두 들어 있는 막걸리 키트를 보는 순간 요즘 세상 참 좋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김씨는 “일주일 동안 매일같이 젓고 흔드는 과정이 지루한 재택근무 생활의 큰 낙이 됐다”며 싱긋 웃었다. 백문영 객원기자 moonyoungbai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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