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팀 사무실 풍경.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이번주 홍창욱씨의 글 ‘
나의 동료, 나의 영웅’을 읽다가 조금 놀랐습니다.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나의 영웅이라니요. 동료들에게 감동하고 고마워한 적은 있지만, 그들이 나의 ‘영웅’이라고 여겨본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영웅은 ‘지혜와 재능이 뛰어나고 용맹하여 보통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으로 풀이됩니다. 단어의 뜻을 곰곰이 생각해보니, ESC팀원들이 바로 그 영웅 아니겠습니까.
이병학 선임기자는 이번주 커버스토리를 취재하려고 영하의 날씨, 칼바람 부는 인천 앞바다에서 사흘이나 시간을 보냈습니다. 물때와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북성포구의 사진을 찍으려고 아침에 갔던 곳을 밤에 다시 찾아가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느라 걷고 또 걷다 밥때를 놓치기도 했고요. 그러다 감기에 장염까지 얻었지만 ‘초능력’을 발휘해 늘 그렇듯 아름다운 기사와 사진을 토해냈습니다.
박미향 기자는 또 어떤가요. 맛 기자에게 어울리는 ‘아무 거나 잘 먹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음식에 관한 호기심, 업계 사람들한테 가지는 깊은 애정, 혀로 느낀 맛을 그보다 더 맛깔난 글로 풀어내 상상력을 자극하는 힘이 그를 영웅으로 만듭니다.
김미영 기자는 저돌적인 추진력, 자기를 드러내는 데 주저함 없는 자존감과 자신감에서 영웅적 면모를 보입니다. 그가 준비하고 있는 다음주 커버스토리는 아마도 그런 면을 확인할 수 있는 기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기대해주세요.)
이정국 기자의 영웅 기질은 난감한 상황에서도 상대의 마음을 배려하고, 요즘 얘기되는 유행에 누구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서 발견됩니다. ‘집콕족’, ‘혼삶족’ 같은, 유행의 본질을 짚어내면서도 재기발랄한 작명을 하는 데도 탁월하죠.
연말입니다. 촛불이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2016년의 끝자락, 우리의 일상도 새롭게 정리해보는 게 어떨까요? 고맙다는 말에 “당신이 나의 영웅입니다”라고 덧붙인다면, 손발이 오글거리긴 하겠지만 진심은 더 전해질 테지요. 저부터 해보겠습니다. 상상도 못하는 일을 해내며 독자들과 소통하는 우리 ESC팀원들, 여러분이 바로 제 영웅입니다.
조혜정 팀장
zest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