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씻자. 박박 씻자. 손톱 밑도, 손바닥도, 손가락 사이도 꼼꼼하게 씻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 수칙 중 가장 중요하다는 수칙이다. 이 바이러스는 비말(침 등의 작은 물방울) 감염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니 은연중에 접촉했을지 모르는 ‘비말’을 제거하기 위한 손 씻기는 필수다.
그런데 다시 보자. 이렇게 손 씻는 게 유난스러울 일인가? 당연한 보건 수칙 아니었던가? 6살인 조카 이아무개 어린이에게 손 씻기 방법을 취재했다. “고모, 이렇게 거품 내서 손바닥이랑 문지르면 된다!” 질문을 던졌다. “이렇게 손 씻는 거 언제 배웠어?” “5살 때 풀잎반에서.” 5살 어린이도 교육받는 게 요즘 손 씻기다. 나와 남을 지키는 가장 상식적인 행위다.
얼마 전 에스엔에스(SNS)에서 비난 받던 어떤 칼럼을 본 뒤 몇 번을 다시 들여다봤다. 온갖 매체에서 손 씻기를 권장하는 마당에 난데 없이 ‘손을 씻지 않겠다’는 선언을 담은 칼럼이라니? 게다가 칼럼의 필자는 ‘공중화장실’에서는 더욱 손을 씻지 않겠단다. 알고 보니 이 칼럼이 아무개 신문에 실린 건 지난해 4월이었다. 칼럼이 나온 지 10달이나 지났지만 ‘손을 씻지 않는 사람’, 정확하게는 남과 나를 위해 5살 어린이도 잘 아는 손 씻기를 하지 않는 사람에게 화가 난 많은 에스엔에스 사용자에게 소환된 것이다. 내용은 꽤 과학적이라고 여겨질지 모르겠으나, 시기에 상관없이 지극히 상식적인 행동을 ‘하자’고 해도 모자라는데, ‘하지 말자’니!
혹시나 그 칼럼을 읽고 고개를 끄덕이고 ‘손을 씻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이 있을까 두렵다. 그러니 나는 할 수 있는 걸 한다. 강조의 강조를 거듭해 주장한다. 손 씻자! 제발 손을 씻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이 사라진대도 손을 씻자. 나와 남을 지키는 방법 가운데 가장 쉽고 효과 좋은 ‘손 씻기’를 하자!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