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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내리막길 앞에 선 ‘슈퍼스타’의 불안

등록 2022-10-25 18:36수정 2022-10-27 09:54

[카타르 알 릴라] 트러블메이커로 전락한 전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지난 19일(현지시각)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토트넘과 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맨체스터/AFP 연합뉴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지난 19일(현지시각)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토트넘과 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맨체스터/AFP 연합뉴스

2022 카타르월드컵 공인구 이름은 ‘알 릴라’입니다. ‘알 릴라’(Al Rihla)는 아랍어로 ‘여행’이라는 뜻입니다. 카타르월드컵 개막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상황에서 〈한겨레〉는 ‘카타르 알 릴라’ 코너로 관련 소식들을 전합니다. 〈편집자 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입지가 위태롭다. 카타르월드컵까지 한 달도 남지 않았는데 악재뿐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2라운드 맨유와 토트넘의 경기가 열린 지난 20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 정규 시간 종료까지 1분도 남지 않은 시점에 벤치를 지키고 있던 호날두가 일어나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팀의 승리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벌어진 최고참 선수의 무단이탈이었다. 에릭 텐 하흐 맨유 감독은 사흘 뒤 호날두 없이 첼시 방문 경기를 치렀고, 1군 훈련 명단에서도 그를 제외했다.

여름부터 징후가 좋지 않았다. 호날두는 여름 이적을 타진하면서 맨유의 프리시즌 투어에 불참했고, 잔류 결정 뒤 치른 첫 친선경기에서는 하프타임 교체를 당하고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경기장을 떠났다. 지난해 맨체스터로 금의환향해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7경기에서 24골을 몰아친 명불허전 베테랑의 면모는 1년 만에 증발했다. 팀 내 최다 득점자는 이제 벤치에도 앉기 힘든 애물단지 신세다.

호날두(오른쪽 위)가 지난 19일 맨유와 토트넘의 프리미어리그 경기가 열린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맨체스터/로이터 연합뉴스
호날두(오른쪽 위)가 지난 19일 맨유와 토트넘의 프리미어리그 경기가 열린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맨체스터/로이터 연합뉴스

호날두는 올 시즌 리그 8경기에 나서 1골을 넣었다. 그나마도 선발 출전한 경기는 두 번뿐인데 둘 다 팀은 승리하지 못했다. 호날두가 선발로 뛴 경기에서 맨유는 활동량과 압박 강도를 유지하지 못하며 졸전을 펼쳤다. 반면 그를 빼고 치른 3라운드 리버풀전(2-1 승), 6라운드 아스널전(3-1 승), 지난 토트넘전(2-0 승)에서는 결과와 내용을 모두 잡았다. 세 경기를 합쳐 호날두가 뛴 시간은 고작 36분. 지금 맨유는 ‘호날두 없이’ 축구를 더 잘한다.

호날두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통산 발롱도르 5회, 유럽 3대 리그 득점왕, 개인 통산 817골(세계 1위), 챔피언스리그 최다 득점(140골) 등 그는 ‘최우수’라는 수식 외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는 스타 중의 스타로 지난 십여년을 살아왔다. 프리미어리그 최다 골 기록자인 앨런 시어러는 최근 <디애슬레틱> 칼럼에서 “호날두의 (무단이탈) 행동은 프로답지 못하고 징계받아 마땅하다”라면서도 “그의 울분과 좌절을 이해한다”고 썼다.

시어러는 “나를 호날두와 동급에 놓을 수는 없지만, 나도 선수 시절 유한한 세월의 한계와 맞닥뜨렸다. 나는 그 누구보다 축구를 사랑했고, 단 한 번도 훈련에 늦거나 빼먹은 적이 없었는데, 머리로는 구현한 움직임에 몸이 더는 따라주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 순간의 기분은 정말 끔찍했다”고 했다. 이어서 “최고가 되는 것밖에 몰랐던 호날두는 커리어 사상 최초로 ‘당신이 꼭 필요한 건 아니다’라고 말하는 감독을 만났다”고 해설했다.

포르투갈 남자 축구대표팀. EPA 연합뉴스
포르투갈 남자 축구대표팀. EPA 연합뉴스

문제는 월드컵이다.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호날두의 비중은 더 크다. 호날두는 월드컵 유럽 예선 팀 내 최다 득점자(6골)이고 유로2016 우승의 영웅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출전 시간을 보장받지 못하며 겉도는 시간이 늘어가면 경기력에도 이상이 생긴다. 실제 지난달 스페인과 네이션스리그 경기에서 호날두는 결정적 기회를 세 번이나 놓쳤고 팀은 패했다. 4년 전 러시아월드컵에서는 스페인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했던 그였다.

호날두가 본인 앞에 놓인 야속한 내리막길을 피해 카타르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월드컵 빼고 다 가진 그의 ‘라스트 댄스’는 본선 H조 리그 가나전부터 시작이다. 이어서 우루과이와 한국(12월2일)을 상대한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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