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의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C조 경기가 열린 22일(한국시각) 카타르 루사일 루사일스타디움에 추가시간이 표시되고 있다. 루사일/로이터 연합뉴스
2022 카타르월드컵이 유독 추가시간이 길다는 느낌을 받는가? 기분 탓이 아니다. 22일(한국시각) 열린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 경기에선 후반전 추가시간은 무려 14분 주어졌다. 축구통계매체 <옵타>는 1966년 기록이 시작된 월드컵에서 가장 긴 추가시간을 얻은 전반전 혹은 후반전 4개가 현지시각 기준 22일 하루 만에 나왔다고 전했다.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났을까?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방침 때문이다. 피에르루이기 콜리나 피파 심판위원장은 앞서 미국 <이에스피엔>(ESPN)에 “2018 러시아월드컵 때부터 우리는 추가시간을 더 정확하게 계산하고 있다”라며 “심판이 6, 7, 8분이란 큰 숫자가 적힌 전광판을 들어도 놀라지 말라고 모든 나라에 말했다”고 했다.
콜리나 심판위원장은 또 “세 골을 넣은 경기를 생각해보라. 세리머니는 보통 1분에서 1분30초가 걸리기 때문에 3골을 넣으면 5∼6분을 잃게 된다”라며 “우리는 전반전(후반전) 종료 때 추가시간을 정확히 계산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실제 피파는 이번 대회에서 부상, 교체, 세리머니 등으로 소요되는 시간을 정확히 계산해 추가시간에 반영하고 있다.
세네갈 셰후 쿠야테가 22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A조 네덜란드와 경기 도중 다쳐 들것에 실려 나가고 있다. 도하/로이터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이런 방침이 경기장에 누워 고의로 시간을 지연하는 이른바 ‘침대 축구’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반긴다. 고의로 경기를 지연하더라도, 그렇게 보낸 시간이 결국 추가시간을 통해 모두 반영되기 때문에 침대 축구 전술 자체가 통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 경기 시간이 길어지며 선수들에게 체력 부담을 준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잉글랜드와 이란의 경기는 전반전에 추가시간 14분이 주어졌고, 후반전에 추가시간 10분이 주어지면서 경기 시간이 24분 늘어났다. 선수들은 114분을 뛴 셈인데, 이는 전반과 후반 각각 15분씩 총 30분이 걸리는 연장전을 모두 뛴 시간과 불과 6분 차이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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