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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같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연아 일문일답

등록 2014-02-21 17:03수정 2014-02-21 18:07

김연아 선수 일문일답

‘뗄레야 뗄 수 없는 인연’으로 엮인 피겨스케이팅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점 배워
러시아 소치올림픽을 마지막 무대로 은퇴하는 ‘피겨여왕’ 김연아가 21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시내 코리아하우스에서 공식 기자회견에 참가했다. 김연아는 끝까지 ‘멘탈갑’이었다. 전세계가 편파 판정 논란으로 들끓었지만 정작 김연아 자신은 “끝이 났으니까 그걸로 끝”이라며 기자회견 내내 “홀가분하다”는 말을 여러차례 반복했다. 선수로서의 18년 여정을 끝내는 순간, 김연아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인연”으로 엮인 피겨스케이팅을 통해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다”며 “잘 할 때도 못 할 때도 있었는데 한결 같이 응원해준 많은 팬들에게 감사한다”고 인사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일문일답이다.

 

- 소감은.

일단 끝이 나서 너무나 홀가분하고, 쇼트 프로그램, 프리 둘 다 실수 없이 연기를 성공적으로 마치게 돼서 너무 기분좋고 홀가분한 것 같다.

  

- 어머니랑 무슨 얘기를 나눴나.

“중간에 선수촌에 들어와서 어머니를 못 보고 카톡만 주고 받았는데, ‘점수에 대한 얘기가 많지만 다 끝났으니까 너무 열받지 마라’, ‘다 끝났으니까 이제 자유를 즐기자’ 그런 이야기도 하고 ‘저보다 더 간절한 사람한테 금메달을 줬다고 생각하자’고 했다.”

 

- 어제 자기 전엔 무슨 생각을 했나.

“인터뷰도 있고 도핑 테스트도 있어서 이래저래 늦게 잤다. 아직 다 끝났다는 게 실감이 안 났던 것 같다. 너무나 홀가분하게 편안하게 잠을 잤던 것 같다.”

  

- 실력에서도 밀렸다고 생각하나.

“아직 제대로 선수들 경기를 안 봤다. 제 것만 보고 다른 선수들 것 안 봤는데, 인정을 하든 안 하든 달라진 건 없기 때문에, 아무 미련이 없다. 끝이 났으니까 그걸로 끝이다. 그것(편파판정 논란)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다.”

 

- 한국은 판정 시비로 들끓고 있는데.

“전에도 편파 판정이란 얘기가 많이 나와서 우려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저보다 주변에서 더 열을 내시더라. 이번에도 올림픽이란 큰 대회고 주목도 많이 받는 대회라 논란이 큰 것 같은데, 저는 일단, 계속 얘기하지만 끝났다는 것에 만족스럽고, 잘했기 때문에 그걸로 만족한다.”

  

- 프리스케이팅 연기가 끝나고 무슨 생각을 했나.

“일단 끝났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긴장했던 탓에 끝나고 너무 힘들었다. ‘아, 힘들어’ 이런 생각도 했고.”

  

- 점수가 안 나올 거라고 예상한 이유.

“좋은 점수를 기대하진 않았다. 쇼트 프로그램 때 분위기상 그런 거는 예상이 가능하기 때문에…기대를 너무 많이 했을 때는 실망도 큰 법이니까. 시합 전에도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점수가 잘 안 나와서 2등이 됐을 때, 그렇게 놀라지는 않았을 것 같다. 오로지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 온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냥 무덤덤했던 것 같다.”

  

- 소트니코바나 코스트너랑 대화 나눈 적은 있나.

“끝나고 서로 축하한다고 인사만 주고받고 대화는 안 했다.”

  

- 홀가분함의 이유는 무엇인가.

“밴쿠버 (겨울 올림픽이) 끝났을 때 끝(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다 보니 이렇게(한 번 더 출전하게) 됐는데, 홀가분한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시합에 대한 두려움 없이 살 수 있으니까. 특히 밴쿠버 이후에 시합 준비할 때는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이 들었다. 목표 의식도 없고 훈련하기에 동기부여도 잘 안되고 하니까. 선수로서 삶을 살아가는 데 제한적인 것도 많다. 그런 것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홀가분함이 있는 것 같다.”

  

- 앞으로의 계획을 떠나서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것들은 무엇인가.

“가장 하고 싶은 것보다는 끝이 나서 모든 짐을 내려놨다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한 것 같다.”

  

- 경기 들어가기 전에 다른 선수들의 점수를 알고 들어갔나.

“대충 알고는 있었다. 전체적으로 점수가 높은 건 알고 있었는데, 다른 때 같으면 신경이 쓰였을 텐데 이번에는 진짜 신경이 안 쓰였다. 연습도 잘 했기 때문에. 쇼트 때는 ‘연습 때 잘 했는데 시합 때는 그만큼 못하면 어떡하나’ 생각했는데 쇼트 보고 ‘연습한 90%는 나오겠지’ 생각했다.”

 

- 강심장의 비결은 무엇인가.

“비결은 없는 것 같다. 운동하기에 딱 좋은 성격을 타고 난 것 같다. 주변 선수들 보면 성격도 다 제각각인데, 실력이 좋아도 많이 긴장하는 스타일의 선수들은 실전에서 연습한 걸 다 못 보여주더라. 저도 항상 긴장은 하지만 다른 선수들보다 덜한 것 같다. 비결이라기보다는 타고난 성격이 그런 성격이어서 운동하기에 적합한 성격이지 않나(싶다).”

  

- 상위 톱3 기자회견 하면 보통 선수들이 같이 나가는데, 먼저 나간 선수가 있었다.

“그 선수는 나보다 훨씬 먼저 와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었고, 옷도 안 갈아입은 상태였다. 저도 제가 대답하고 있는데 나가서 ‘뭐지’ 했는데 그건 사실 뭐 자유니까.”

  

- 편한 표정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금메달 혹은 2연패에 대한 욕심은 없었기 때문에, 그래서 좀 무덤덤했던 것 같다. 은메달 따고 울상하고 있으면 그것도 좀 아닌 것 같았고, 그런(안 좋은) 기분이 들지도 않았다. 홀가분한 마음도 있고, 특별하게 그런 것(아쉬움)이 없었던 것 같다. 다 끝났기 때문에 휴식을 좀 해야 할 것 같다. 좀 여유있게 생각해도 될 것 같다.”

  

- 선수위원 출마 계획은 있나.

“그 문제에 대해서는 좀 생각해봐야 될 것 같다.”

  

- 선수생활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 하나를 꼽는다면.

“거의 17~18년을 해서 너무 많은 일들이 있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어제 마지막 (경기가) 기억에 남는다고 하죠.”

 

- 선수 생활을 하면 제한이 많은데, 그 중에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은.

“선수 생활하면서 제한적인 것은 먹는 것도 있고…. 전에는 살이 찔까봐 그랬는데, 요즘에는 살은 안 찌고 근육도 잘 안 만들어지고 그래서 고기를 의무적으로 먹을 때가 많았다. 이거라도 먹어야 힘을 쓸 수 있다 그래서 먹고, 신경써서 먹어야 했다. 몸 관리 같은 경우도 불편하다 싶으면 확 예민해져서, 몸이 아플까봐 하나하나 신경을 써야 하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가 있었던 것 같다. 특별한 건 아닌데 평소에도 사소한 것들에 신경을 써야되는 게 많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스트레스가 많았던 것 같다.”

 

- 당신에게 피겨스케이팅이 어떤 의미인지.

“피겨 스케이팅은 저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인연인 것 같다. 피겨를 안 하고 다른 운동 했더라도 배웠을 것 같은데,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이 더 중요한 것 같다. 보여지는 거야 결과가 나오지만, 준비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것들…. 앞으로도 살아가는 과정에서도 배울 점들을 하나씩 배웠다. 나이가 들었더니 이번에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런 생각들이 들더라.”

 

-가장 기억에 남는 라이벌은.

“아사다 마오다. 오랫동안 비교도 많이 당했고, 경쟁도 많이 했다. 다시는 경쟁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우리 둘만큼 그렇게 꾸준히 오랫동안 비교당하고 경쟁했던 선수도 없을 것 같다. 10년 넘게 라이벌이라고 경기해왔는데 그런 점에서 아사다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 밴쿠버 금메달리스트? 소치 챔피언?

“여태까지 출전한 대회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밴쿠버 챔피언이 아니라 그냥 저라는 선수가 있었다는 것으로 만족할 것 같다.”

 

-아사다 마오 선수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그 선수는 저처럼 이번 대회로 은퇴를 하지는 않는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고생 많이 했던 것 같다. 여러가지로.”

 

-아사다 마오를 바라보는 감정은.

“아무래도 비슷한 상황에서 했기 때문에…아사다도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였고, 저도 한국에서 주목을 받았기 때문에 그 선수의 심정을 저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몸 풀러 왔을 때 그 선수를 살짝 봤는데 울고 있어서 저도 약간 울컥했다.”

 

-팬들에게 기쁨을 받았던 순간은.

“너무 많은, 다양한 분들이 계셔서…한 사람을 뽑기는 어려울 것 같다. 가장 감동을 한 것은 잘 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었는데 그럴 때 한결같이 응원해주셔서 그게 감사한 것 같다.”

소치/허승, 이정애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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