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촉발된
프로배구 폭력 문제가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여자배구에서 시작된 과거 학교폭력 문제는 남자배구를 거쳐 이제 지도자의 과거 폭력 이력까지 소환시키고 있다.
남자배구 한국전력 빅스톰의 박철우(36)는 18일 오케이(OK)금융그룹 읏맨과 경기에서 3-1로 이긴 뒤 승리 팀 선수 인터뷰에서 배구계 폭력에 대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박철우는 12년 전인 2009년 국가대표팀 시절 당시 대표팀 코치였던 이상열 현 케이비(KB)손해보험 감독으로부터 구타를 당해 언론에 얼굴과 복부에 난 상처를 공개했었다. 이때 고소까지 했으나 취하했다. 앞서 이상열 감독은 이를 언급하며 “지금도 사죄하는 마음”이라고 밝혔고 이에 대해 박철우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박철우는 이날 인터뷰에서 “그분(이상열 감독)이 감독이 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너무 힘들었다”면서 “경기장에서 지나가다 마주칠 때마다 정말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나는 사과를 바라지 않는다. 진정으로 그분이 변하셨다면 이런 감정이 남아 있을까”라며 “언론에 프로배구가 나쁘게 나오는 게 너무 싫지만 이번에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소신 발언을 했다.
이상열 감독은 2009년 당시 대표팀 코치에서 해임된 뒤 자격 정지 징계 처분을 받았고 2년 뒤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운영위원으로 복귀했다. 이후 경기대 감독과 방송 해설위원을 거쳐 작년 4월부터 케이비손보 사령탑을 맡아 팀을 이끌어왔다. 케이비손보는 18일 현재 대한항공 점보스(승점 58)에 이어 2위(승점 51)에 올라 있다.
한편 프로배구는 연이은 선수들의 과거 폭로로 몸살을 앓고 있다. 19일 한 커뮤니티에는 남자배구 선수의 22년 전 중학교 시절 학폭 문제가 제기됐고 여자배구에서는 올 시즌 입단한 신인 선수의 초등학생 때 학폭이 수면 위에 올라와 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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