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전주동물원, 구출 사육곰 1년 반만에 합사 진행
지난 4월21일 전북 전주시 전주동물원에서 구출 사육곰 ‘곰이’의 합사가 진행됐다. 어미 곰 ‘반이’와의 첫 만남. 녹색연합 제공
1년 5개월만에…조심스런 합사 곰이가 1년5개월 만에 새 친구들을 만난다는 소식에 4월21일 녹색연합 활동가들도 전주를 찾았습니다. 예민한 성격의 곰이는 청주동물원에서 보호 중인 구출 사육곰 반이, 달이, 들이보다 적응하는 데 시간이 조금 더 걸렸습니다. 그러한 곰이를 배려해 전주동물원에서는 합사를 서둘러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2018년 구조된 ‘곰이’는 1년 5개월만에 다른 곰들과의 합사가 진행됐다. 녹색연합 제공
배후방사장 합사에 성공한 곰이는 야외방사장으로 나와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녹색연합 제공
어미 곰과의 신경전에 긴장감 ‘팽팽’ 배후방사장과 연결된 내실의 문이 열리고 엄마 곰 ‘반이’가 들어옵니다. 곰사를 맴도는 긴장감. 서로를 조심스럽게 탐색합니다. 냄새를 맡으며 서서히 거리를 좁히다 입을 크게 벌리고,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립니다. 서로 탐색하고, 견제하는 당연한 행동이라고 합니다. 또래보다 몸집이 작은 곰이가 밀리지 않을까 했는데 팽팽합니다.
처음 만난 ‘반이’와 곰이는 두 발로 일어나 싸울듯 위협하기도 했지만 큰 다툼 없이 무사히 합사가 이뤄졌다. 녹색연합 제공
드디어 흙 밟고, 나무 타는 곰이 곰이가 내실을 오가며 물도 마시고, 사료도 먹습니다. 긴장되면 물도 마시지 않는다는데 곰이가 이 상황을 비교적 잘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었습니다. 배후방사장에서의 합사가 무사히 진행되자 야외 방사장에서의 합사를 진행합니다. 역시 아웅이와 다웅이는 뛰어노느라 곰이에게는 크게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곰이와 엄마 곰 반이가 서로를 맴돌며 견제합니다. 두 발로 일어나 싸울 듯이 서로를 위협하기도 하지만, 큰 싸움으로 번지지 않습니다. 이 정도면 성공적인 합사라고 합니다. 혹시나 크게 싸우기라도 할까 지켜보는 내내 심장이 두근거리고 손에 땀이 났습니다. 야외 방사장에서 함께 지내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며 싸우지는 않는지, 잘 지내는지 사육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합사 훈련이 계속된다고 합니다. 서로에게 잘 적응할 것이라는 사육사님과 수의사님 말에 그제야 마음이 놓입니다.
곰이는 야외 방사장에서 함께 지내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며 합사훈련을 받게 된다. 녹색연합 제공
갇힌 곰 400마리 아직 농장에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야생동물을 인간의 건강과 즐거움을 위해 소비해 왔던 우리의 문화를 돌아보게 됩니다. 웅담채취를 위한 곰 사육이 합법인 나라는 중국과 우리나라뿐입니다. 인간의 잔인함이, 정부의 무책임함이 만들어낸 사육곰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그 관심들이 모여 더 많은 사육곰을 구출하는 날, 그들이 남은 생을 안전하고 건강히 보호받을 수 있는 시설이 만들어지는 날, 이 잔인하고 부끄러운 사육곰 산업이 끝나는 날이 머지않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글·사진 박은정 녹색연합 자연생태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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