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에서 야생동물을 발견했을 때에는 경적을 울려 동물을 도로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1561마리. 2019년 한 해 동안 고속도로에서 차량에 치여 숨진 야생동물이 숫자다. 5~6월은 나들이 차량 증가로 고속도로 통행량이 늘어나고, 야생동물의 활동이 증가해 1년 중 로드킬(동물찻길사고)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시기이다. 이동 중인 야생동물을 고속도로에서 맞닥뜨리면 어떻게 해야 할까.
29일 한국도로공사가 내일부터 이어지는 5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로드킬 주의를 당부했다. 도로공사는 최근 5년간 고속도로 로드킬이 9866건 발생했고, 이 가운데 5~6월에 일어난 사고가 45%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하루 중에는 새벽 0~8시까지 사이가 63%로 가장 많았다.
로드킬을 많이 당하는 야생동물은 고라니였다. 희생동물은 고라니가 88%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멧돼지(6%), 너구리(3%) 순이다. 고라니가 가장 많은 이유는 상위 포식동물 부재로 인한 개체 수 증가와 도로와 가까운 낮은 야산에 주로 서식하는 특성 탓이다. 또 봄이 되면 먹이활동과 새끼 양육을 위해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것도 피해를 키운 것으로 추정된다.
도로공사는 로드킬 예방을 위해 규정 속도 준수, 전방 주시 등 안전운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보통 야생동물이 자주 출몰하는 구간은 표지판이나 내비게이션, 도로전광판으로도 안내된다. 해당 구간을 지나는 운전자는 전방을 더욱 유의 깊게 주시하고 규정 속도를 지키는 것이 좋다.
한국도로공사는 야생동물 사고 예방을 위해 건설 중인 고속도로 전 구간에 야생동물 침입방지 유도울타리와 생태통로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은 추풍령 생태통로. 한국도로공사 제공
만약, 야생동물을 발견했을 때에는 경적을 울려 동물을 도로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 좋다. 핸들을 급히 틀거나, 상향등을 비추는 것은 운전자와 동물 모두에게 위험할 수 있다. 상향등은 순간적으로 동물에게 시각 장애를 일으켜 제 자리에 멈춰 서 있거나 차량 쪽으로 달려들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득이하게 동물과 충돌한 경우에는 비상등을 켜고 갓길로 차를 이동시킨 뒤, 가드레일 밖 등 안전지대로 대피해 한국도로공사 콜센터(1588-2504)에 신고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때, 안전지대에서 신호기, 옷 등을 이용해 후방에 신호를 보내 정차한 차량이 있음을 알리면 2차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김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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