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쌍방울 그룹 전 회장의 금고지기이자 매제인 쌍방울 그룹 전 재경총괄본부장 김모 씨가 해외 도피 9개월 만인 11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내로 압송된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전 재경총괄본부장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자본시장법 위반, 회사 자금 횡령 등의 혐의로 김아무개 전 쌍방울그룹 재경총괄본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고 13일 밝혔다. 김씨는 김성태 전 회장이 세운 페이퍼컴퍼니 두 곳에서 대북송금 비용을 조달하는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이 800만 달러를 북한에 전달했다고 진술한 가운데 자금 조달과 송금 등에 개입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매제면서 쌍방울그룹의 재무를 총괄한 김씨를 상대로 대북송금의 대가성 여부와 비자금 조성 목적 등 쌍방울그룹의 자금 흐름과 관련해 중점적으로 수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지난해 검찰의 쌍방울 수사가 시작되자 해외로 출국해 도피행각을 벌이다가 지난해 12월 초 태국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이후 송환 거부 소송을 벌이다가 지난 7일 현지 법원에서 불법체류 혐의 등으로 벌금형이 선고되자 자진 귀국 의사를 밝혔다. 지난 11일 국내로 압송된 뒤 검찰에 체포됐다.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오후 2시30분 수원지법에서 열린다.
한편, 김 전 회장의 해외 도피 생활을 도운 수행비서 박아무개씨도 지난 9일 구속됐다. 박씨는 김 전 회장이 사용하던 차명 개통 대포폰 등 6대를 가지고 입국했으며, 검찰이 해당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분석을 진행 중이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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