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19일 광주광역시 서구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며 가두행진을 하고 있다.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우리도 고속버스를 타고 설 연휴에 고향 가고 싶어요.”
19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 장애인 50여명이 모여 저상버스 도입을 촉구했다.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연대)를 중심으로 모인 장애인들은 “매년 설이나 추석 등 명절 때마다 교통 차별을 해소해달라고 외치고 있지만 여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애인들은 터미널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금호고속 승강장을 따라 가두행진을 했다. 시민들은 신기하게 쳐다보거나 ‘파이팅’을 외쳤다. 김민정 나눔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는 “우주여행 시대에 장애인들은 휠체어를 이용한다는 이유로 다른 지역에 있는 가족들을 만날 수 없다는 현실은 매우 불공평하다”며 “자동차를 구하지 못한 장애인들은 고속철(KTX)이 가지 않는 곳은 미지의 먼 나라와 같다”고 말했다.
연대는 5년 전인 2017년 12월 전국 최대 고속버스회사인 금호고속과 광주시, 정부를 상대로 차별 구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1심 재판은 2018년 5월 한차례 열린 뒤 아직까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소송을 지원하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 소속 노준선 변호사는 “지난해 2월 대법원은 또 다른 장애인들이 금호고속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고속·시외버스에 휠체어 리프트를 설치하지 않은 것은 차별이라고 판단했지만 금호고속은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우리의 소송에서도 금호고속은 ‘이익을 추구하는 사기업’이라는 답변서만 제출한 뒤 재판을 계속 미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9조 제1항에는 “교통사업자 및 교통행정기관은 이동 및 교통수단 등을 접근·이용함에 있어서 장애인을 제한·배제·분리·거부해서는 아니된다"고 돼 있다.
배영준 연대 활동가는 “금호고속보다 규모가 작은 한양고속은 1대 이상 휠체어리프트가 장착된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며 “이동권 보장을 위한 장애인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말했다.
19일 광주광역시 서구 광주종합버스터미널 광장에서 장애인들이 저상버스 도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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