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나 창원시의원이 13일 창원시의회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이태원 참사 유족을 비방하는 글을 쓴 것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창원시의회 인터넷방송 화면 갈무리
이태원 참사 유족에게
막말을 퍼부은 김미나(54·국민의힘·비례) 창원시의원이 고발당했다.
정의당 경남도당은 14일 김미나 창원시의원을 명예훼손·모욕 등 혐의로 경남경찰청에 고발했다. 정의당은 고발장에서 “김미나 창원시의원은 공개적으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들에 대해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명예훼손과 모욕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들이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었다”며 “다시는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해 엄중하게 처벌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고발장 접수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람이라면 해서는 안 될 말이 있다. 김미나 시의원은 논란 잠재우기식 사과가 아니라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또한 국민의힘은 이번 일을 시의원 개인의 문제로 여겨 윤리위 회부에 그칠 것이 아니라 집권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나 창원시의원이 페이스북에 써올린 글.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창원시의회는 김미나 창원시의원의 막말과 관련해 사과문을 창원시의회 누리집 첫화면에 내걸었다. 창원시의회 누리집 화면 갈무리
창원시의회는 김미나 시의원의 막말과 관련해 ‘창원시의회의원 일동’ 이름으로 사과문을 발표하고, 창원시의회 누리집(council.changwon.go.kr) 첫화면에 사과문을 내걸었다. 창원시의회는 사과문에서 “창원시의회 의원의 적절하지 못한 표현과 관련해 이태원 참사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과 유족분들께 큰 고통을 드린 점 머리 숙여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린다. 국민 여러분께도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의 말씀 전한다. 창원시의회는 이번 일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무한히 책임을 통감하고 있으며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창원시의회 의원 45명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은 27명으로 전체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김미나 시의원은 지난 6월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창원시의원 비례대표 후보 1번으로 추천을 받아 당선됐다.
앞서 김미나 창원시의원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유족을 비방하는 막말 수준의 글을 페이스북에 잇달아 써올려 논란을 빚었다. 그는 참사 발생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때인 지난달 4일 ‘유족이라는 무기로 그들의 선 넘는 광기가 시작되었다’고 했고, 지난달 23일엔 유족 발언에 대해 ‘무지몽매한 애미’ ‘자식 팔아 한몫 챙기자는 수작’ ‘자식 앞세운 죄인이 양심이란 것이 있는가’라고 했다. 지난 12일엔 ‘꽃같이 젊디젊은 나이에 하늘로 간 영혼들을 두 번 죽이는 유족들’ ‘#우려먹기_장인들, #자식팔아_장사한단소리_나온다, #제2의 세월호냐, #나라구하다_죽었냐’라고 써올렸다.
비판이 쏟아지자 김미나 창원시의원은 지난 13일 오후 페이스북에서 탈퇴해 자신의 글을 다른 사람이 볼 수 없도록 하고, 이날 창원시의회 제120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요청해 “저는 창원시의원 신분으로 공인임에도 불구하고 부적절한 글을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렸습니다. 저의 잘못된 글로 인하여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을 시민 여러분들, 특히 유가족 여러분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리며 깊이 반성하겠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 크게 반성하고 더 성실히 봉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더 사과드립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정의당·진보당 경남도당과 민주노총 경남본부 등은 김미나 창원시의원의 공식사과와 의원직 사퇴 등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김미나 시의원을 도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