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수혁 역을 맡은 신인배우 로몬.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지우학>)은 학원 좀비물이자, 학원 로맨스물이다. 싱그러운 청춘들은 사방에서 좀비가 달려드는 와중에도 서로의 곁을 지키며 결국 커플이 된다. 특히 차가운 모범생 남라(조이현)를 끝까지 지켜내려는 수혁(로몬)의 풋풋한 사랑은 핏빛 장르물을 어느새 분홍빛으로 물들게 만들었다. <지우학>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신인배우 로몬을 지난 10일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13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을 보면, <지우학>은 지난달 28일 공개된 이후 전날까지 15일째 넷플릭스 티브이(TV)쇼 부문 전세계 1위를 지키며 큰 흥행을 거두고 있다. 로몬은 “넷플릭스에서 만들고 이재규 감독님이 연출한다고 해서 잘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로 잘될지 상상도 못했다”며 “하루하루가 꿈만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지우학>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학교에서 고립된 채 구조를 기다리는 학생들이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로 동명의 웹툰을 시리즈화한 작품. 로몬은 뛰어난 운동신경과 착한 성정으로 친구들을 이끄는 수혁 역을 맡았다. 그는 “<지우학>은 제게 작품 그 이상이다. 촬영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알게 되고 따뜻한 추억이 생겼다. 이 드라마는 연기하는 내내 제게 자부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우학>이 전세계적으로 크게 주목받으면서 출연 배우들과 함께 로몬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엔 미국 방송사 <엔비시>(NBC)와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평범한 신인배우에서 글로벌 유망주가 된 것. 온라인상에선 박솔로몬이라는 본명과 함께 그가 다문화가정 출신이라는 사실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어난 건 맞지만 고려인 후손이고 한국 사람”이라며 “초·중·고교를 모두 한국에서 나와서 우즈베크 출신이라는 게 사는 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고 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수혁 역을 맡은 신인배우 로몬. 넷플릭스 제공
<지우학>이 인생작품이 되었지만 그는 원래 좀비가 나오는 호러물을 잘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원작 웹툰과 드라마 대본을 보고 관심이 생겨 좀비물의 고전이 된 드라마 <워킹 데드> 전 시즌을 챙겨 봤다”며 “좀비물은 단순한 공포물이 아니라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르였다”고 했다.
팬들을 ‘심쿵’하게 만든 조이현과의 로맨스 연기에 대해서는 “조이현 배우와 동갑(1999년생)이라서 서로 의지했다. 평범하지 않은 상황에서 나눴던 로맨스가 조금 더 본질적이고 솔직하지 않았나 싶다”며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매 순간 절실하고 애틋한 로맨스를 그리려고 했다”고 밝혔다. 키스신 비하인드를 묻는 질문에는 “키스신을 촬영하면서 17번 정도 엔지(NG)가 났다. 조이현 배우가 ‘눈을 감고 해야 되니까 입술 위치를 못 찾았다’고 했다”며 웃었다. “제가 ‘난 좋다’고 농담하며 긴장을 풀어주려고 했어요. 서로 농담도 하면서 긴장을 풀어주면서 촬영했어요.” 극 중 수혁이 아닌 로몬이라면 온조와 남라 중에 누구를 더 좋아했을 것 같냐는 질문에는 “수혁이는 남라를 좋아한다”며 ‘남라앓이’를 거듭 확인시켰다. 두 배우의 러브라인은 온라인상에서 각각의 외모를 빗대 ‘아랍상은 두부상 얼굴을 좋아한다’는 댓글이 달리는 등 화제를 낳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좀비들과의 액션신을 위해 75㎏까지 살을 찌우고 운동을 했다는 로몬은 이번 작품에서 가장 멋진 장면을 꼽아달라는 주문에 대수(임재혁)가 “집에 가자”고 외치는 장면이라고 했다. “(임재혁 배우의) 애드리브로 나온 대사예요. 그런데 그 짧은 대사 안에 많은 감정이 담겨 있어요. 말 그대로 집에 가려고 그 모든 싸움을 해온 거니까요.”
가장 좋아하는 배우로 이병헌을 꼽은 그는 “앞으로 장르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