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 스틸컷. 씨제이이엔엠 제공
나흘간의 추석 연휴에 집에만 있자니 좀이 쑤시고, 나들이라도 가자니 차가 막힐 것 같고…. 그럴 땐 가까운 영화관으로 2시간짜리 짧은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여느 명절 때처럼 신작이 풍성하진 않아도 가족·친구·연인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에 충분한 영화들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신작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건 7일 개봉한 <공조2: 인터내셔날>이다. 2017년 설 연휴에 개봉해 781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한 <공조>의 속편이다. 코미디와 액션의 ‘공조’는 ‘명절 불패’라는 공식을 이번에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편에서 남북 최초의 비공식 공조 수사를 한 북쪽의 최정예 형사 철령(현빈)과 남쪽의 생계형 형사 진태(유해진) 콤비가 5년 만에 재회한다. 여기에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 잭(다니엘 헤니)까지 가세해 삼각 공조를 펼친다.
사이즈를 키우고 액션을 업그레이드하는 속편의 법칙은 <공조2>에도 충실히 적용된다. 영화 초반 미국 뉴욕 맨해튼 한가운데서 벌어지는 총격전부터 눈길을 확 잡아끈다. 유머 수위도 더 높아졌다. 전편에서 철령을 흠모했던 민영(임윤아)은 철령과 재회하자마자 “저 때문에 오신 거죠? 일은 핑계고”라며 이번에도 들이댄다. 그러다 갑자기 나타난 잭에게 민영의 마음이 흔들리고, 그런 민영을 보며 철령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한다. 웃음을 자아내는 삼각관계 속 민영에게 여성 관객들은 감정을 이입할 법하다.
골치 아픈 일들은 모조리 잊고 마음껏 웃고 싶다면 <육사오>가 제격이다. 지난달 말 개봉한 중소 규모 영화인데도 입소문을 타고 박스오피스 1위까지 오르며 롱런하고 있다. 박찬욱 감독의 출세작 <공동경비구역 제이에스에이(JSA)>(2000)의 코믹 버전이라 할 수 있는 영화로, 남과 북의 병사들이 1등에 당첨된 로또를 놓고 대동단결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남북 병사들은 은밀하게 ‘제이에스에이’에서 회동하는데, 이곳은 공동경비구역이 아니라 ‘공동급수구역’이다. 과거 시트콤과 드라마에서 코믹 연기를 선보였던 고경표, 이이경, 곽동연 등이 대놓고 망가지는 장면에 관객들은 기꺼이 무장해제되고 만다.
영화 <알라딘>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신작 중 딱히 끌리는 영화가 없다면 검증된 재개봉작을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2019년 개봉해 무려 1273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 대박을 터뜨린 영화 <알라딘>이 7일 재개봉했다. 디즈니가 자사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하는 프로젝트 중 하나로 만든 영화로, 가이 리치 감독이 연출했다. 익숙한 줄거리이지만, 신나는 노래와 춤이 뮤지컬 영화의 묘미를 살린다. 이번 재개봉은 좌석이 움직이는 포디엑스(4DX) 상영관에서만 이뤄진다. 실제로 마법의 양탄자를 타고 하늘을 나는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영화 <모가디슈>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도 7일 재개봉했다. 1991년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발생한 내전으로 고립된 남북한 인물들의 탈출기를 그린 영화로, 청룡영화상·백상예술대상에서 작품상 등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7월 개봉해 361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지난해 한국 영화 최고 흥행 성적을 냈지만, 코로나 팬데믹 와중에 개봉한 탓에 영화관에서 보지 못한 이들을 위해 재개봉한다고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전했다.
아이들과 함께 볼만한 애니메이션들도 줄줄이 개봉한다. 8일 개봉하는 <어쩌다 공주, 닭냥이 왕자를 부탁해!>는 어쩌다가 공주가 된 필이 닭냥이 왕자를 구하기 위해 일곱명의 기사를 모아 마법의 숲으로 떠나는 내용의 판타지 어드벤처다. 프랑스 애니메이션으로, 배우 신예은이 목소리 연기를 했다.
한국 애니메이션도 두편 선보인다. 8일 개봉하는 <극장판 엄마 까투리: 도시로 간 까투리 가족>은 위험천만한 대도시로 떠나게 된 엄마 까투리와 꺼병이 4남매의 여정을 그린다. 권정생 작가의 유작 <엄마 까투리>가 원작이다. 7일 개봉한 <쥬라기캅스 극장판: 공룡시대 대모험>은 현재와 공룡시대를 넘나들며 쥬라기캅스가 탄생하게 된 이야기를 다룬다. 티브이(TV) 시리즈로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은 <쥬라기캅스>의 첫 극장판이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