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에스앤피(S&P)가 한국은행이 이달 한 번에 0.50%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한다면 사상 최초다.
루이 커쉬 에스앤피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전무)는 6일 국제금융센터 세미나에서 “한국은행은 이달 회의에서도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에서는 0.50%포인트 인상(빅스텝)도 예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3일 열린다.
그는 “한국의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6.0%는 오랜만에 보는 높은 수치다”며 “한은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처럼 조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한국 금리가 총 0.75%포인트 정도 더 인상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 얘기는 현행 1.75%인 기준금리가 2.50%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루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기준금리 수준이 향후 중립금리도 넘어설 수 있다고 바라봤다. 중립금리는 고물가 및 저물가를 초래하지 않는 균형금리로, 기준금리가 이를 넘어서면 강한 긴축으로 해석한다. 그는 “전통적으로 한국의 평균 중립금리는 2.5% 수준인데, 환율이 지속해서 압박을 받고,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이 우상향하면 한은은 기준금리가 이보다 더 높아야 한다고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루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가 고물가와 대응하는 과정에서 ‘역성장’의 침체에는 빠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에스앤피가 글로벌 경제 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지만, 올해와 내년은 전반적으로 아직 플러스(+) 성장을 보이는 모습”이라며 “향후 5년을 전망했을 때 스태그플레이션(물가 급등 속 경기 침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 등 아태지역 국가들의 경제 성장은 큰 우려 대상이 아니다”며 “한국은 성장세가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지난 4일 에스앤피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했다. 기존 전망치(2.5%)보다 0.1%포인트 높은 수치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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