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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KDI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년 대비 반토막 예상”

등록 2023-05-03 16:32수정 2023-05-04 02:46

지난해 298억달러→올해 160억달러로 축소
“경상수지 악화에도 한국 대외건전성 양호”
부산항 신선대 부두 야적장.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 부두 야적장. 연합뉴스

올해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일 ‘최근 경상수지 변동 요인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1%인 약 160억달러로 예상했다. 흑자액이 지난해(298억달러, 지디피의 1.8%)에 견줘 46% 감소하리라는 시각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 1~2월 누적 경상수지는 47억3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의 올해 경상수지 최신 전망치는 260억달러 흑자(상반기 -44억달러, 하반기 304억달러)다.

김준형 케이디아이 연구위원은 “올해 상반기에는 세계 경제 부진이 지속하고 내수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여 경상수지가 약 100억달러 적자를 보일 것”이라며 “하반기엔 세계 경제 회복과 내수 증가세 둔화로 약 260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세계 경제의 ‘상저하고’(경기가 상반기에 나쁘고 하반기에 좋아짐) 전망에 따라 경상수지도 올해 하반기부터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얘기다. 앞서 올해 1∼2월 경상수지는 11년 만에 처음으로 두 달 연속 적자(누적 적자액 47억3천만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또 김 연구위원은 “현재 우리 경제의 대외 건전성을 고려할 때 경상수지 하락으로 인한 급격한 외환시장 위축(원화 가치의 추가 약세) 가능성은 낮다”고 짚었다. 최근 경상수지 적자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지만, 대외 건전성은 여전히 탄탄하다는 게 케이디아이의 견해다. 올해 한국 지디피의 25%에 이르는 외환보유액, 지디피의 46% 수준인 순대외 자산(대외 자산-대외 부채) 등을 보면 과거 외환위기를 겪는 나라들과는 차이가 크다는 얘기다. 김 연구위원은 “단기자금 유출 위험이 높지 않고 향후 경상수지 적자가 1∼2년 발생하더라도 순대외 자산 감소로 인한 외환위기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케이디아이는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이 단순 경상수지 개선에만 초점을 맞춰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반도체, 대중국 중심의 수출 악화 속에서 수지 적자를 줄이려면 내수(수입) 둔화가 필요한데, 이 경우 내수 경기와 직결된 일자리 여건이 나빠지는 등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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