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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역대급 엔저’라는데…엔화, 지금이라도 사둘까요? [The 5]

등록 2023-06-24 14:00수정 2023-06-24 17:34

[더 파이브: The 5] 엔저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우리가 시간이 없지 관심이 없냐!’ 현생에 치여 바쁜, 뉴스 볼 시간도 없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뉴스가 알려주지 않은 뉴스, 보면 볼수록 궁금한 뉴스를 5개 질문에 담았습니다. The 5가 묻고 기자가 답합니다. ▶▶주간 뉴스레터 휘클리 구독신청 검색창에 ‘휘클리’를 쳐보세요.

요즘 일본 엔화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엔화가 많이 싸졌기 때문인데요. 소비자들은 나중에 여행 갈 때 쓰거나 환차익(환율 변동에 따라 발생하는 이익)을 보려고 엔화를 사들이고 있습니다. 아예 일본 주식을 매수하는 투자자들도 있죠. 근데 엔화, 지금 사도 괜찮을까요? 엔저(엔화 가치 하락)는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정남구 경제 담당 논설위원에게 물었습니다.

[The 1] 엔화는 지금이라도 사는 게 좋을까요?

정남구 위원: 엔화가 상대적으로 싸지는 건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인데 미국은 계속 금리를 올리기 때문입니다. 미 연준이 이번 달에 금리를 동결하면서, 올해 두 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긴 했습니다. 엔화 약세가 좀 더 진행되겠지만, 막바지에 다가서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9월 엔-달러 환율이 150엔까지 치솟자 일본 정부가 공격적인 개입을 해서 급락시켰다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The 2] 엔저가 한국 기업에도 안 좋죠? 아무래도 엔화가 싸면 우리와 경쟁하는 일본 기업이 더 많이 제품을 수출할 수 있잖아요.

정남구 위원: 한국무역협회가 지난해 5월에 낸 보고서를 보면 한-일 간의 ‘수출경합도’(두 국가 간 수출구조의 유사 정도를 측정해 경합관계를 나타내는 지표)가 2015년 0.487에서 2021년 0.458로 줄어드는 등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옛날만큼 한일 제품이 세계시장에서 다투지는 않는다는 이야깁니다.

물론 미국 자동차 시장처럼 한일 기업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곳도 있죠. 여기선 우리나라 기업이 엔저로 불리한 위치에 서겠지만, 수출과 경제 전반에 큰 악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거죠. 사실 별 대책도 없습니다. 감수해야지요.

[The 3] 엔저가 일본에 불리한 점은 없나요?

정남구 위원: 엔저가 수출 기업엔 좋죠. 물건값을 내려 더 많이 팔 수도 있고요. 판매가 늘지 않아도 같은 액수의 달러를 엔화로 바꿀 때 액수가 커지지요. 채산성(손익을 따져 이익이 나는 정도)이 좋아지는 겁니다.

반면 수입 원자재를 많이 쓰는 업체나 국민들에겐 불리합니다. 지난 1월 ‘사쿠마식 드롭스’ 사탕을 만드는 114년 전통의 사쿠마제과가 원자잿값 상승과 엔저를 이유로 문을 닫기도 했습니다. 일본도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4%에 이를 정도로 국민이 물가고를 겪고 있는데요. 엔저가 물가상승폭을 더 키운 측면이 있습니다.

지난 19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 연합뉴스
지난 19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 연합뉴스

[The 4] 근데 일본 정부는 왜 그렇게 엔저를 유도하는 정책을 펴는 걸까요?

정남구 위원: 엔저를 직접 유도했다기보다는 돈을 풀어 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소비하도록 하자는 게 일본 정부의 정책입니다. 물가상승률을 2%대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로요.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에서 탈출하기 위해 그래야 한다는 겁니다.

일본은 단기금리(기준금리)를 마이너스로, 장기금리(10년 만기인 장기 국채금리)를 0.5% 밑으로 억제해서 돈을 풀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나라와 금리 차가 벌어지면 엔화가 약세를 보입니다. 미국이 코로나19 이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계속 올리자, 그에 대한 그림자로 엔화 약세가 뚜렷해진 겁니다.

[The 5] 요즘 일본 닛케이225 지수가 1990년대 초 거품 붕괴 이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아베노믹스의 효과가 이제 나타나는 걸까요?

정남구 위원: 아베노믹스로 인한 경제 활성화가 아니라, 주로 엔화 약세의 효과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실적이 좋아진 종합상사 주가가 크게 올랐습니다. 엔화 약세로 채산성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수출기업들의 주가도 뛰었습니다. 닛케이225 지수는 엔으로 표시하는데요. 달러로 환산해보면 상승률은 꽤 줄어듭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올해 일본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3%입니다. 예년보다 조금 좋은 정도죠. 내년엔 다시 안 좋아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The 5]에 다 담지 못한 엔저를 불러온 일본 재정 정책의 역사, 한국도 일본 같은 장기 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지 휘클리에서 모두 읽어보세요. ▶▶주간 뉴스레터 휘클리 구독신청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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