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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경제생태계 교란종이 필요한 나라

등록 2017-08-04 15:23수정 2017-08-04 16:45

Weconomy | 김국현의 IT이코노미
인터넷 전문은행인 한국카카오은행 영업이 시작된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 세빛섬 FIC컨벤션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B-day ''언베일링 세러머니''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유의동 바른정당 의원,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김주원 카카오뱅크 이사회 의장, 이진복 국회정무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박세춘 금융감독원 부원장.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인터넷 전문은행인 한국카카오은행 영업이 시작된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 세빛섬 FIC컨벤션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B-day ''언베일링 세러머니''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유의동 바른정당 의원,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김주원 카카오뱅크 이사회 의장, 이진복 국회정무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박세춘 금융감독원 부원장.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에디토이 대표
에디토이 대표
카카오뱅크로 금융권이 술렁인다. 개점 5일 만에 100만 계좌를 돌파했다는데, 한국의 연간 비대면 계좌 개설수가 15만 건 정도니 모든 은행이 합쳐서 7년 동안 걸릴 건수를 다 해버린 셈.

절대 고객수를 보면 일반 시중 은행에 비하면 아직 미미하지만, 카카오톡의 사용자 모수를 생각하면 긴장될 만도 하다. 호기심에 유입된 소위 일시적 ‘오픈빨’ 효과라고 주장하고도 싶겠지만, 설령 그렇더라도 이미 행장들은 노발대발에 실무진은 대책회의에 들어갔다고 하니, 굴러온 돌이 확실히 교란을 일으키고 있기는 하다.

정갈하게 정돈된 질서의 세계는 오래된 이들에게는 안락하지만 새로운 이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으니 숨이 막힌다. 금융업도 그랬다. 원래 스스로 바뀌기란 힘든 일이다. 지금껏 잘 살았는데 굳이 애써 모험을 할 동기가 별로 없다. 근래 핀테크 업체들의 마케팅 문구는 ‘공인인증서 없이’가 되어버렸다. 신참들이 종래의 질서, 그간의 약속을 가차 없이 깨버릴 수 있는 이유는, 잃을까 두려운 과거가 없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평온하던 미국 자동차 생태계에 교란을 일으켰다. 혼돈이란 장기적으로는 좋은 일이다. 마치 수조 속 미꾸라지떼에 풀어놓은 메기 한 마리가 미꾸라지를 더 건강하게 하듯이. 실제로 테슬라 출현 이후 업계 전체가 긴장했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사이 전기로 움직이는 자율주행차는 공상과학에서 현실이 되었다. 전기차의 대외 이미지도 골프장 카트가 아닌 욕망의 대상이 되었다. 2040년에는 반 이상이 전기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돌고 있다. 이미 노르웨이에서는 지난해 팔린 차의 40%가 전기차였다고 한다. 바로 그 2040년까지 프랑스는 기름을 태우는 차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선언했고, 성미 급한 볼보는 2019년부터는 석유 차를 안 팔겠다고 했다.

운전조차 어느 정도는 자동화할 수 있음도 드러났다. 이제 자율주행차는 인공지능의 가장 뜨거운 응용 분야가 되어 소프트웨어 회사들을 도로로 불러내고 있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은 아직은 그저 핸즈프리 순항 기능이지만, 완전 자율주행의 희망을 보여줬다.

사실 우리는 10년 전에 어떤 생태계 교란종의 출현을 겪어 본 적이 있다. 아이폰이다. 토종 생태계가 황폐해질 것이라며 엄살을 떨고 문고리를 걸어 잠그려고도 했지만 돌이켜 보면 얼마나 부질없는 일이었던가? 아이폰 이전에도 스마트폰은 있었지만, 아이폰이 열어준 혼돈의 세상은 더 큰 기회를 안드로이드에게도, 삼성전자에게도 가져다줬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 관리된 정원 속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25년 만에 정부가 윤허한 은행. 금융위가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과를 자랑하고 다닌다고 한다. 정부라는 관리인이 숲을 솎아준 것이다. 해외의 핀테크 열풍은 대개 기존 질서의 밖에서 시작한 민간 스타트업들의 이단아들에 의해 시작되었지만, 아직 한국의 핀테크 업체들은 제 자리를 못 잡고 있다.

20년 전 빌게이츠는 이런 예언을 한 적이 있다. “banking is necessary, but banks are not(은행일은 필요하지만, 은행은 아니다)". 사실 여러분이 하는 일이 무엇이든, 지금 하고 있는 그 일을 꼭 여러분이 해야만 하는 법은 없다는 뜻이다. 서늘한 이야기다. 하지만 한국 실정은 모르는 예언이다. 여러분이 지금 하고 있는 그 일, 여러분이 할지 말지는 정부가 정해주기 때문이다. 다른 의미에서 서늘한 이야기다.

에디토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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