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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청년도약계좌 첫날 7만7천명…“금리 높지만, 5년 돈 묶이긴 부담”

등록 2023-06-15 20:38수정 2023-06-16 01:08

금융위 “실질 수익률 7~8%대”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5일 서울 중구 T타워 내 청년도약계좌 비대면 상담센터를 방문, 상담사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5일 서울 중구 T타워 내 청년도약계좌 비대면 상담센터를 방문, 상담사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년도약계좌 가입을 신청한 직장인 김아무개(30)씨는 계좌가 개설되면 얼마나 납입할지를 두고 망설이고 있다. 5년이라는 긴 만기에 비해 이점이 적어 큰 돈을 넣기는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김씨가 직접 계산해보니 그가 적용받을 금리는 연 5% 정도였다. 정부기여금과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금리는 7%가량으로 추정됐다.

그는 “시중에 6∼7%대 금리의 적금 상품이 꽤 있고 주식이나 채권도 있는데 굳이 5년간 돈을 묶어놓을 필요가 없다”며 “일단 가입 신청은 했지만 많아봐야 매달 20만원 넣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15일 금융위원회 집계를 보면, 이날 청년도약계좌 개설을 신청한 사람은 모두 7만7천명이다. 청년도약계좌는 가구·개인 소득이 일정 수준 이하인 만 19∼34살 청년이 매달 최대 70만원 자유납입하는 5년 만기 적금상품이다. 11개 은행에서 이날부터 5영업일간 출생연도 5부제로 신청을 받으며 이후 전체로 확대한다. 신청자들은 추후 소득 심사를 통과하면 가입할 수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상품의 유불리를 둘러싼 의견이 분분했다. 일단 예·적금 금리의 전반적인 하락세 속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많았다. 청년도약계좌를 취급하는 은행들은 기본금리와 우대금리를 합쳐 최고 5.5%의 금리를 제공한다. 연간 총급여 2400만원 이하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소득 우대금리’ 0.5%도 추가로 주어진다. 이 경우 정부기여금과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까지 포함하면 실질 수익률은 7∼8%대 금리의 과세 적금상품과 비슷할 전망이라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반대로 걸림돌로 꼽힌 것 중 하나는 만기였다.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청년들 사이에서는 5년이나 돈을 묶어둬야 하는 것 자체가 큰 단점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김아무개(31)씨는 “지난해 시장이 널뛰는 걸 경험하고 나니 특정 금리에 돈을 오래 묻어두는 게 내키지 않는다”며 “그때그때 수익률이 높은 자산을 찾아서 옮겨다니는 게 낫다”고 말했다. 마지막 2년은 변동금리가 적용돼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도 한계로 작용했다. 윤아무개(33)씨는 “차라리 우량주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는게 더 유리한 것 아닌가 싶다”며 “가입 신청을 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입자와 납입액 규모 전망도 안갯속이다. 예산 편성 과정에서 금융위가 추산한 올해 예상 가입자 수는 306만명, 월 한도(70만원) 대비 납입률은 80%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첫날 가입 신청자 수는 적당하게 나온 것 같다”며 “연중 상시 가입이 가능한 만큼 추이를 좀더 봐야 전체 규모를 예상할 수 있을 것 같다”고만 말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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