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의 CGV 신주 인수 제동…법원 “계열사 가치 과대평가”

서울의 한 씨지브이(CGV) 영화관의 모습. 연합뉴스

씨제이(CJ)가 자회사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의 주식을 현물출자해 씨제이씨지브이(CJ CGV)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려 했으나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임정엽 수석부장판사)는 25일 씨제이씨지브이가 신청한 신주발행조사 비송사건(재판이 아닌 간소한 절차로 처리하는 사건)에서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의 평가를 맡은 한영회계법인이 낸 감정보고서의 객관성이 충분치 않다고 판단해 신청을 기각했다. 상법은 현물출자 방식으로 신주를 인수하려고 할 때 인수대금이 되는 현물의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신주를 발행하는 회사의 이사가 법원에 검사인 선임을 청구해 조사를 받거나, 공인된 감정인의 감정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씨지브이는 지난달 29일 법원에 이번 신주인수계약에 대한 조사를 신청했다.

앞서 씨지브이는 코로나19 이후 영화관 사업 부진으로 실적이 급격히 악화하자 지난 6월20일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내놨다. 대주주인 씨제이가 1차 증자에 현금 600억원(이후 1000억원으로 증액)만 내는 대신 후속 증자에 4500억원으로 평가한 올리브네트웍스 지분 100%를 현물출자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씨제이는 지난달 22일 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전량인 1412만8808주를 현금흐름할인법(DCF)을 활용해 4500억원 가량으로 평가해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씨지브이의 보통주 4314만7043주를 받는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재판부는 한영회계법원이 추산한 씨지브이 주식가액과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 순자산의 차이가 큰 점 등을 고려해 올리브네트웍스의 주식 가치가 과대평가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또 올리브네트웍스의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률 등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특수관계회사의 매출 분석 등이 필요한데 감정보고서에는 이러한 설명이 없다고 지적했다. 올리브네트웍스는 씨제이 그룹의 전산정보시스템 구축 및 관리를 맡고 있다.

이에 대해 씨제이는 “법원의 불인가 사유를 보완해 최단 기간 내에 항고 또는 재신청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이완 기자 [e-mail]